매일신문

[으뜸농장] (20)의성 청암공동체

의성 청암공동체는 농촌부흥운동과 함께 마늘 쌀 사과 고추 자두 등을 유기농으로 생산해 부농의 꿈을 일궈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유기농 단체다.

2001년 1월 점곡면, 특히 윤암1리에 살고 있는 30~70대를 중심으로 회원 26농가, 비회원 14농가가 모여 결성했다.

의성에서도 동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윤암1리는 동쪽 마을 입구를 제외하고 3면이 야산으로 둘러쌓인 오지 마을인데다 마을 위쪽에는 민가가 없어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기에 적합하다. 게다가 토양, 기후 등이 마늘 재배에 천혜의 조건을 갖고 있다.

회원들 이력은 특이하다.

조장래(43·연세대 졸)·김도희(42·이화여대 졸) 부부는 대학 때 각각 상주와 안동에 농촌활동을 왔다가 1991년 졸업 후 결혼, 같은 해 의성에 정착한 케이스. 청암공동체 간사역을 맡고 있는 전민철(41·명지대 졸) 씨도 농촌활동을 왔다가 의성에 정착했는데 올해부터는 농지를 임대해 본격적인 농사꾼으로 변신할 계획이다.

공대를 졸업, 대도시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귀농한 남창곤(39) 씨는 쌀 사과 마늘 등의 복합영농을 하면서 현재 의성동부농협 감사를 맡고 있으며, 상주대 축산과를 졸업한 서갑득(40) 씨는 복합영농으로 내일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청암공동체 회원들은 44ha의 경지에다가 유기 또는 친환경으로 쌀과 마늘, 건고추, 사과, 자두, 홍화씨, 콩, 대추, 오가피, 기장 등을 생산한다. 이중 22농가가 9.5ha에서 유기·무농약으로 76t의 마늘을 생산한다. 쌀농사에는 우렁이농법을 사용하고, 해충은 마늘발효액 목초액 등으로 방제한다. 전량을 계약재배로 생산, 경기도 한살림과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 납품한다.

청암공동체 이재형(52) 총무는 "마을 전체가 유기농을 하면서 그동안 사라졌던 반딧불이와 가재, 버들치, 투구새우 등을 논이나 계곡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는 유기농 마을답게 사료를 전혀 먹이지 않고 쌀겨와 콩, 고구마 줄기 등 농업 부산물과 가정에서 나오는 식물 찌꺼기로 한우를 사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기농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인 17년 전부터 마늘과 양파 등을 유기농으로 생산해 온 청암공동체 이재국(53) 대표는 "올해 예상되는 직거래 출하 금액은 마늘 단일품목이 지난해 3억 3천만 원보다 50% 이상 늘어난 5억 원, 공동체가 생산하는 모든 농산물은 지난해 25억 7천700만 원보다 16% 정도 늘어난 30여억 원이 되면서 2007년을 기점으로 농가 조수입이 호당 평균 1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청암공동체가 가난했던 오지 마을을 부농으로 탈바꿈시키고, 우리 농촌의 미래를 제시하는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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