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질방법에 대한 고전으로는 '3·3·3 법칙'이 있다. 하루에 3번 이상, 식사 뒤 3분 내에, 3분 이상 칫솔질을 하라는 것이다. 즉 하루에 10분 이상은 이를 닦으라는 말. 사실 치아는 직선모양이 아니고, 타원의 아치 형태로 배열돼 있다. 또 치아 사이 공간들은 칫솔모를 의도적으로 집어넣어야만 하는 곳이다. 때로는 어긋난 배열로 인해 굴곡진 곳도 있어 칫솔질하기가 어려운 곳도 있다. 따라서 구석구석 빠지지 않게 깨끗이 닦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꽉 눌러 힘들이지 않고 설렁설렁,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닦아야만 하는 작업이다. 하루에 10분 정도만 투자하면 대부분의 치과적인 문제는 예방할 수 있고 치과치료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들어온 3·3·3 법칙은 거의 지켜지지가 않는다. 그런데도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는 열심히 칫솔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환자를 검진하면서, 칫솔질이 잘 안 돼 있다고 하면 10명 가운데 7, 8명은 나만큼 열심히 닦는 사람도 없다며 이의를 제기한다. 자세히 들어보면 횟수에 대한 집착이다. 하루에 3번은 다들 닦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내용, 즉 칫솔질하는 시간이 문제이다. 대개의 경우 한 번에 소요되는 시간은 30초 내외로 입을 헹구는 정도의 수준이다. 결국 하루에 2분을 채우지 못한다. 그리고 환자들의 관심은 '전동 칫솔이 좋은가?', '어떤 치약이 더 좋은가?' 등 도구에 쏠려 있다. 내용보다는 편의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사람들은 부착성이 강하고, 부드럽고, 그리고 달콤한 음식을 즐긴다. 과거보다는 섬유질 성분이 적어, 씹을 때 생기는 자정작용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칫솔질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바쁜 일과를 핑계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등교시간에 부대끼고, 과외에 매달리는 학생들에게는 더 심한 것 같다. 그저 편한 용품에만 의지해 위안을 받으려 한다.
사실 우리는 상식을 자기 편리한대로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우기며 살고 있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별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바라보며 사는 경우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종의 총무원장 스님은 "우리 이웃을 부처님으로 섬기면 우리 모두는 부처님의 나라에 살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즉 이웃을 진리를 깨달은 사람으로 여기고 존중하면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진리를 말 속에만 가두어 두고 그 뜻을 행하지 못한다.
우리 인생들은 어리석게도 탐욕과 분노 그리고 사견에 얽매여, 부처님의 참뜻을 왜곡하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아울러 칫솔질도 그 본래의 의도한 대로 구석구석 빠진 곳 없이 하루 10분 이상을 실천해야겠다.
최성진(최진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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