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군단이 새로운 에이스를 얻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매존은 2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펼쳐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첫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첫 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삼성 마운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18일 입국, 아직 완벽히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음에도 매존은 효과적인 투구로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삼진은 1개 밖에 잡지 못했고 직구도 시속 136~142km로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194cm의 큰 키에서 떨어지는 커브(106~114km)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SK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이날 매존이 8이닝 동안 던진 공은 모두 110개. SK 타자들은 좀처럼 방망이 중심에 공을 맞추지 못했고 휘두른 방망이도 수차례 부러져 나가 제구력이 좋고 볼 끝의 움직임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사실임을 보여줬다. 선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됐던 삼성으로서는 완투형 선발을 얻었다는 것이 더욱 반가운 부분.
전날과 달리 이날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삼성 선발 매존만은 못 했지만 SK 선발 채병룡도 6과 1/3이닝 동안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성은 결국 권혁-오승환까지 마운드에 올랐고 SK는 정우람-윤길현-조웅천-가득염-정대현-로마노를 내세우는 물량전을 펴며 안간힘을 썼지만 비기는 데 그쳤다.
1회초 SK가 2루타와 희생번트, 내야 땅볼을 묶어 선취점을 올렸지만 삼성은 1회말 양준혁이 우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2루타로 내야 안타를 치고 출루한 박한이(5타수 3안타)를 홈으로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은 추가점을 뽑지 못한 채 0의 행진을 이어나갔고 결국 12회 연장까지 벌였지만 승패를 결정짓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은 큰 전력 손실을 입을 뻔 했다. 10회말 2사에서 고의사구로 걸어 나간 양준혁(2타수 1안타 1타점)이 2루 도루에 성공한 순간 포수 송구를 잡으러 들어온 2루수 정경배에게 왼쪽 손등을 밟힌 것. 슬라이딩했던 양준혁이 일어나지 않자 더그아웃에 있던 양일환 코치와 트레이너가 부리나케 달려 나갔다. 이들은 손등이 부어오른 양준혁과 함께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주자는 강봉규로 교체됐다.
양준혁의 부상에 삼성 더그아웃은 술렁였다. 한 경기 승패보다 쾌조의 타격감으로 삼성 타선을 이끌며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노릇까지 하는 양준혁의 존재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 정밀 진단 결과 뼈와 인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삼성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손등이 부어오른 것은 손등 핏줄이 터진 탓. 양준혁은 며칠 안정을 취하면 경기에 나서는 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야구 전적
SK 100 000 000 000 - 1
삼성 100 000 000 000 - 1
▷삼성 투수=매존 권혁(9회) 오승환(11회) ▷SK 투수=채병룡 정우람(7회) 윤길현(7회) 조웅천(7회) 가득염(8회) 조웅천(8회) 정대현(9회) 로마노(12회)
■24일 선발투수
삼성 전병호-SK 최상덕(대구)
LG 하리칼라-두산 랜들(잠실)
한화 정민철-현대 김수경(청주)
KIA 윤석민-롯데 염종석(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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