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수를 좌익수로 돌리고…김성근의 트릭 '화제'

낯선 작전에 경기장 '술렁'

'전광판이 잘못 됐나?'

2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SK 경기 8회말 전광판을 지켜보던 삼성 구단 관계자들, 취재진, 관중들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7회말 2사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SK 조웅천이 8회말 좌완 투수 가득염으로 바뀌었다. 가득염은 SK 코칭스태프의 기대대로 선두 타자인 양준혁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가득염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다른 투수가 마운드에 섰는데 전광판 선수명단 아래에는 조금 전 강판한 조웅천의 이름이 다시 새겨지는 것이 아닌가.

전광판 조작 실수? 이는 데이터 야구를 신봉하는 김성근 SK 감독이 짜낸 작전 때문이었다. 타격감이 좋은 좌타자 양준혁을 상대하기 위해 좌완 가득염을 등판시켰지만 후속 타자인 진갑용과 심정수를 상대할 우완투수가 마땅치 않다고 생각, 가득염을 원포인트 릴리프로 쓰면서 조웅천을 좌익수 자리로 보낸 것.

김 감독의 예상대로 가득염은 양준혁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좌익수 자리에 있던 조웅천은 다시 마운드에 섰다. 빈 자리는 우익수 조동화가 채웠고 새 우익수로는 벤치를 지키던 이진영이 나섰다.

이는 고교야구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어서 김 감독의 투수 변칙(?) 활용에 일순 야구장이 술렁였다. 김재박 LG 감독, 김성한 전 KIA 감독이 현역 시절 수비를 보다 투수로 나선 경우는 있었지만 전문 투수요원이 마운드에 섰다 야수로 전환하고 다시 마운드에 서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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