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층 건설현장 올 스톱?…타워크레인 파업 예고

대구 민노총 조합원 180명…오늘 출정식

▲ 타워크레인노조 총파업이 다음달 4일로 예고되면서 대구·경북지역의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24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타워크레인노조 총파업이 다음달 4일로 예고되면서 대구·경북지역의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24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대구·경북의 아파트 및 고층건물 건설 현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각종 건설 자재를 옮기는 타워크레인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공사 자체가 거의 '올 스톱(all stop)'되고, 이 때문에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등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는 25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다음달 1일까지 부분 파업을 벌인 뒤 다음달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0일부터 실시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68%가 파업에 찬성했다는 것. 타워크레인 노조는 사용자단체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 측과 3월 28일부터 9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지난 22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타워크레인 노조는 사용자 측에 ▷2시간 강제연장근무 폐지 ▷국·공휴일 보장 ▷고용불안 해결 ▷퇴직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에 대해서는 ▷타워크레인 공공 안전성 강화 ▷전문 신호수제 도입 등을 촉구하고 있다. 배병환 타워크레인 대구지부장은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주 40시간 근무제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하루 10시간씩 의무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또 골조 공사의 특성상 기사 대부분이 1년 미만의 비정규 임대계약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타워크레인 기사의 파업 예고에 따라 대구의 대규모 공사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에서 운용되고 있는 타워크레인은 310여 대. 이번 파업에는 대구 타워크레인 기사 중 절반 정도가 가입돼 있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18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각 건설 현장 공사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이들이 한국노총이나 일반 기사들의 작업까지 방해할 경우 자칫 대구의 모든 공사 현장이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각 건설 현장에서는 파업 기간 동안 이동식 크레인을 동원하거나 대체 기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태다. 타워크레인 8대를 사용하고 있는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가동이 멈추면 철근, 목조, 전기 설비, 콘크리트 작업 등 관련 근로자 400여 명이 모두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지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적어도 일주일에서 한 달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사 교섭권은 타워크레인 협동조합에 위임돼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고 건설노조의 경우 파업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기사들의 작업까지 막는 경향이 있어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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