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 달 말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40만t 규모의 대북 쌀 지원을 북한이 2'13 합의 이행에 나설 때까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정확하게 보류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2'13 합의 이행과 쌀 지원을 연계한다는 원칙을 정부가 뒤늦게나마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2'13 합의 이행을 낙관하며 원칙을 깨고 인도적 지원, 남북 대화를 명목으로 쌀 지원을 추진해왔다. 지난달 말 남북 경협회담에서 대북 식량차관을 약속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약속을 깨고 이를 보류한 것은 우선 지지부진한 2'13 합의 이행에 대한 국내외 여론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합의 이행 지연에 따른 정치적 부담과 미국의 보류 요청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자금 송금 문제로 인해 2'13 합의 이행이 100일이 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자 미국 내에서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북측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쌀 지원' 카드가 나왔다는 관측도 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4일 "요청했는지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북측의 2'13 합의 이행 지연으로 곤경에 처한 미국의 입장이 쌀 지원 보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데에는 쌀 지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성급한 판단에도 원인이 있지만 북측의 책임도 크다. BDA 문제가 북한의 내부 사정에다 합법적인 국제외환거래를 이유로 자꾸 늦어져 여태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불똥이 쌀 지원에까지 미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우선 BDA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리고 영변 핵시설 동결 등 2'13 합의를 이행하는 것만이 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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