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자와의 대화] '…맛있는 유머화법' 펴낸 방우정

유머만 있으면 '얼짱'보다 멋진 '말짱'

'이벤트 MC계의 대부' 방우정이 22년의 유머 노하우를 책으로 엮었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방우정(46)을 만나면 즐겁다. 너털웃음에 풍기는 넉넉함에 말끝마다 탈탈 터지는 유머는 화초의 오아시스처럼 사람을 빨아들인다.

요즘은 '김제동의 스승'으로 더 잘 통한다지만, 그는 대구식 유머 노하우의 '대부'이다. 그 입심으로 이 '바닥'을 평정(?)해 온 지도 벌써 22년이 됐다. 방우정표 말맛, 입맛, 웃음맛을 담은 '방우정의 맛있는 유머화법'(스마트비지니스 펴냄)이 출간됐다.

"처음 내는 책입니다. 강연하고 나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하나 냈죠." 요즘 '유머 비즈니스''펀 경영' 등이 뜨면서 유머책도 많이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유머에 살을 붙인 것이 대부분. 그는 "그런 책들이 너무 어렵다.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들"이라고 했다.

책은 그가 22년간 '유머중계자'로, 또 강연현장에서 느낀 점을 에피소드를 섞어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서울서 그래요. 왜 대구의 방우정과 김제동, 김샘(김홍식)이 뜰까. 그런데 잘 웃지 않는 대구사람을 웃기는데, 서울사람을 못 웃겨요?" 워낙 독한(?) 대상을 만나다보니 서울 가면 오히려 쉽다고 한다.

요즘은 적극적인 자기표현시대. "대구사람들의 은근과 끈기도 정말 좋아요. 그런데 표현을 안하면 압니까. X-레이 찍어도 안 나오잖아요. 하하하." '말짱시대'에 유머는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인 덕목이다. "좀 더 즐겁고 신바람나게 일하는 것이 20, 30대 직장인의 꿈입니다."

그가 마이크를 잡으면 3분 안에 3번 웃긴다. "상대의 감정을 무장해제시키는 '정곡 찌르기'가 생명"이라고 했다. 상대의 오감을 파악해야 하는 기술이다. 그래서 '맛집'과 '맛있는 화법'은 공통점이 있다. "진 밥을 좋아하는지, 된 밥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대접해야죠." 물론 상대를 배려하는 자신감도 중요하다.

그는 1999년 김제동 등과 함께 'MC리더스'를 만들고, 전국 이벤트 MC 연합회를 결성해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축구장에서 '방우정의 유머중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14세 차이 김제동은 아직도 깍듯하게 스승으로 모신다. "지난 15일 스승의 날에도 전화왔어요. '스승님' '스승님' 그러는데 술 마시면 '아부지'라고 해요. 허허허."

책의 인세는 모두 농촌지역 학생들의 문화공연비로 쓰일 예정이다. 달성의 비슬초교와 유가초교 등 소외된 아이들에게 팬터마임이나 음악연주, 마술 등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남들에게 기쁨 주고, 나도 신나게 살자.'는 모토대로 그는 '유머 화법' 뿐 아니라 재미있게 살아가는 '삶의 화법'도 터득하고 있었다. 222쪽. 1만 1천 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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