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 리뷰)옥션M 바람직한가

대구문화방송(MBC)이 사업국 내에 아트사업팀을 신설하고 옥션M을 설치, 서울의 K옥션과 손잡고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경매사업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지역 화랑계가 술렁이고 있다.

우선 공영방송인 MBC가 상업적인 경매 운영 주체가 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MBC가 화랑(갤러리M)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화랑주를 경계하게 하는 원인이다. 서울옥션과 K옥션도 가나아트센터와 갤러리현대라는 굵직한 화랑을 등에 업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화랑은 물론 미술 평론가 등으로부터 적잖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서영진 아트사업팀 팀장은 이에 대해 "옥션M은 서울과 달리 경매의 장만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말썽의 소지가 될 부분은 예산 투자를 하지 않을 방침이므로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역에서 옥션을 진행할 만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현재 미술 시장에서는 지난해만 해도 서울옥션과 K옥션이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미술품 경매를 경쟁적으로 펼치면서 경매물품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 서울옥션 부산점도 물량 확보용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존 화랑에선 이미 서울 경매시장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 경매품 확보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경매 참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울 컬렉터를 끌어들일 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지적도 있다. 한 화랑주는 "K옥션의 고객망을 이용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뿐더러, 그럴 경우 K옥션의 하수인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그러나 서 팀장은 "지역에 작품 공급층이나 수요층은 이미 충분히 형성돼 있다. 중저가 작품을 중심으로 이를 소화해 줄 공신력 있는 시장만 있다면 물량 확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끝으로 "서울 경매시장의 문제 때문에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재 '화랑 소장품을 최우선 거래해 화랑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며 화랑주들을 만나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지역 작가들을 발굴하기도 하고, 향후 수익금 일부를 지역 미술발전에 투자하며, 사업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생각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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