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뮤지컬 '캣츠'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가운데 가장 오묘하고 심오한 작품으로 '캣츠'가 꼽힌다. '캣츠'는 의인화한 고양이를 통해 인간 내면세계를 그린 작품으로 독특한 인생 여정을 지닌 고양이들의 특성을 알지 못하면 참맛을 즐길 수 없기 때문.
배성혁 예술기획 대표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이 녹아 있기 때문에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받는 작품이 '캣츠'"라며 "미리 '캣츠'에 대한 공부를 좀 한 뒤에 공연을 보는 것이 작품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2003년 내한 공연 때 100번 이상 '캣츠'를 관람한 사람이 있어 화제를 모았다. 이 관객은 매회 다른 좌석을 구입한 뒤 한 공연에 한 마리의 고양이만 집중적으로 관찰했다는 후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세상 이치'. '캣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필요한 사전 지식을 정리했다.
◆캐릭터
1년에 한 번 열리는 고양이들의 축제 '젤리클 볼'에 모인 각양각색의 고양이들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다.
▷올드 듀터로노미(선지자 고양이)=젤리클의 리더로 몇몇 고양이들의 아빠나 할아버지다. 모든 고양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는 젤리클 축제 때마다 고양이 한 마리를 선택해 새로운 삶을 준다.
▷멍커스트랩(사회자 고양이)=올드 듀터로노미가 없을 때 젤리클의 리더가 된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다른 나이 든 고양이와 함께 암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를 보호해 종종 '새끼 고양이의 보호자'로 불린다.
▷그리자벨라(매혹적인 고양이)=한때 아름다운 고양이였던 그녀는 수년 전 바깥 세상으로 떠났었다. 늙고 외로운 고양이가 되어 다시 고양이들에게로 돌아와 함께하길 바라지만 다른 고양이들은 그녀를 외면하고 배척한다.
▷럼텀터거(반항아 고양이)=최고의 인기남이다. 늘 그가 갖지 않은 것을 가지길 원한다. 눈길을 끌고 싶어 하며 다른 고양이들을 언제나 같이 놀고 싶은 재미있는 존재로 여긴다. 올드 듀터로노미가 사라졌을 때 미스토펠리스에게 부탁해 그를 찾게 한다.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마법사 고양이)=최고의 마술사로 사물을 사라지거나 나타나게 한다. 맥캐버티에게서 올드 듀터로노미를 구해낸다.
▷맥캐버티(악당 고양이)=자신의 부하인 쥐들을 동원해 올드 듀터로노미를 납치한다.
▷몽고제리와 럼플티저(말썽쟁이 고양이 커플)=범죄자 고양이로 항상 함께 붙어다니며 말썽을 피운다. 재미있고 생기 넘치는 이들은 언제나 자신들과 함께 사는 가족들을 못살게 군다.
▷스킴블샹크스(기차검사원 고양이)=철도역에 사는 그는 기차를 타고 가족과 함께 자주 여행을 떠난다. 모두가 올바르게 행동하기를 원하며 모든 고양이들에게 아저씨 같은 존재다.
▷제니애니도츠(재미있는 고양이)=그녀는 생쥐들에게 뜨개질과 바느질을 가르친다.
▷버스터퍼 존스(부자 고양이)=상류층 고양이로 약 11.5kg이나 나가는 과체중으로 여가 시간에 골프를 즐긴다. 맛있는 음식과 거하게 차려진 식사를 좋아한다.
▷거스(극장 고양이)=올드 듀터로노미를 제외하고 가장 나이 많고 사랑받는 고양이다. 젊은 시절 유명한 배우였지만 지금은 중풍을 앓고 있다.
▷빅토리아(하얀 고양이)=아름다운 춤을 선보이는 고양이로 거의 모든 댄스에서 중앙에 있거나 리더 역할을 한다.
◆분장, 음향, 한국 고양이
진짜 고양이 뺨칠 정도의 분장술을 자랑한다. 고양이 얼굴 분장에 필요한 시간은 대략 20여 분. 분장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돌출된 얼굴 부위인 이마·코·입 주위를 흰색 분으로 칠한 후 살구색과 비슷한 오렌지색 분을 나머지 얼굴 전체에 바른다.
그리고 검정과 빨간색 등으로 고양이 특징을 만들어 낸 뒤 격렬한 율동에도 불구하고 땀에 얼룩지지 않도록 투명 파우더로 얼굴 전체를 덧칠하는 과정을 거친다. 얼굴 분장을 마무리한 후 가발과 의상을 입고 노출된 신체부위를 분장하면 고양이로의 변신은 끝난다.
가발은 돼지와 염소털 등으로 만들며 제작 시간은 개당 40~60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발이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접착제로 단단히 고정시킨다. 배우들은 무대를 벗어나면 분장을 지운다. 공연이 끝난 뒤 공연장 로비에 서성이는 외국인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운이 좋으면 캣츠 출연 배우의 생얼(민낯)을 볼 수 있다.
2003년 내한 공연 때 핀 마이크가 보이지 않아 배우들이 립싱크를 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 핀 마이크는 가발 속에 감추어져 있으며 음악 감독은 무대 전면에 배치된 모니터를 통해 라이브로 공연을 진행한다.
캣츠 공연에서 나타나는 색다른 특징 중 하나는 통로 쪽 좌석이 인기를 모은다는 점이다. 공연 중 또는 쉬는 시간 고양이들이 수시로 객석 사이를 누비며 관객들과 호흡을 하기 때문이다. 고양이 가운데 한국 배우 한 명이 포함되어 있다. 공연을 보면서 한국 고양이를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공연장에 한글 자막판이 설치되어 있어 공연을 즐기기에는 충분하지만 미리 정보를 숙지하고 가면 자막을 보지 않고 공연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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