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현직 대통령 '훈수정치'…누구 입김이 더 셀까

전·현직 대통령들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이들 중 누구의 영향력이 더 셀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란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경우 전직들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출신지역인 부산·경남이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꼽히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적인 기반은 어느 정도 한계를 갖고 있을 것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경우 호남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다 자신의 정치적 계보였던 동교동계 인사들도 결집, 대선정국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한 DJ 쪽에는 범여권의 대선주자들 중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여론 지지도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는 반노(反盧) 인사들이 모여 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친노(親盧) 인사들을 축으로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유시민 의원 등 일부 대선주자만을 그러안고 있다. 게다가 노 대통령은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 등 반노 주자들로부터 정치권 개입을 중단하라는 등의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

반면 DJ에 대해서는 반노는 물론, 친노 주자들 중에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경우가 아직 없다. 또한 DJ는 지난 주부터 범여권의 대선주자들과 당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나는 등 정치 행보를 적극화, '훈수 정치'라는 비난까지 초래하고 있을 정도.

이와 달리 노 대통령은 대선주자들을 만나기보다는 부적격(?) 주자들을 비판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범여권의 유력후보로 꼽혔던 고건 전 총리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출마포기에도 노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꼽혔다.

노 대통령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통해 "정치에 지역주의가 살아있고, (지역주의로의) 후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경우 부산·경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정치적 계보였던 상도동계가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양 진영으로 흩어져 YS의 영향력은 더욱 약해졌다. 반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으로부터 지원요청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은 갖고 있는 셈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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