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과 대게 원조 논쟁을 벌이고 있는 영덕군이 시내버스 승강장 홍보물에 울진군의 대게잡이 사진을 사용해 구설수에 올랐다.
영덕군은 지난해 강구면 상직리와 영덕읍 대부리 해안가 등에 시내버스 승강장을 설치하면서 승강장 옆면에 '순박한 민심과 특산물이 풍요로운 영덕'이란 글귀를 넣은 대형 대게잡이 사진을 걸고 영덕대게 이미지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영덕군이 건 이 사진이 울진군이 이미 6년 전에 홍보용으로 제작해 사용해 온 사진이라는 것. 울진군은 울진대게 홍보를 위해 2001년 3월 울진 죽변항 앞바다에서 대게잡이 어민 유모(49) 씨의 어로 작업 모습을 찍어 울진군 내 홍보물은 물론 대외 홍보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울진군민인 임모(49) 씨는 "처음 사진을 봤을 땐 울진군이 영덕 사진을 도용해 온 줄 알고 군청에 확인까지 했었다."면서 "개인도 아니고 공신력을 갖고 있는 행정기관이, 그것도 원조 논쟁을 벌이고 있는 등 경쟁관계에 있으면서 남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영덕군이 울진군의 사진을 무단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9년에도 영덕군은 대게 이미지 홍보를 위해 어민이 대게를 잡는 모습을 담은 사진 등으로 달력을 제작해 군내 주요 기관·단체에 배포했었는데, 그 사진 역시 울진군이 대게잡이 어민의 그물작업 모습을 찍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법적 소송으로까지 비화돼 영덕군이 뒤늦게 사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울진군 측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사진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무단 게재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영덕군 측은 "사전엔 전혀 몰랐고 전적으로 버스 승강장 전문 업체에 일을 맡기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며 "문제의 사진을 즉시 철거하겠다."고 해명했다.
영덕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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