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도연 쾌거, 영화계 구태 벗는 계기로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전도연이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계의 쾌거이자 낭보를 기다리던 우리 모두에게 한줄기 시원한 샘물같은 소식이다. 영화 데뷔 10년만에 당당히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우리 시대의 명배우 전도연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번 칸 영화제 수상은 한국 영화계에 있어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르다. 1987년 강수연의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 단절됐던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니스) 경쟁부문 주연상 수상이 20년 만에 다시 이어졌다. 2004년 김기덕 감독의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빈 집'이후, 무력감에 빠져있던 한국 영화계가 세계를 향해 새롭게 도전 욕구를 추스르게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에서의 善戰(선전)과 달리 우리 영화는 정작 국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6년 개봉된 108편의 한국 영화 중 단지 10%만이 수익을 냈고, 수출량은 전년보다 70% 가까이 감소했다. 올들어서도 1/4분기 동안의 한국 영화 점유율이 작년보다 20.7%나 줄었고, 관객 수도 41% 감소했다. 올초 스크린 쿼터 축소와 함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번 칸 영화제 필름 마켓에서도 한국 영화의 수출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기실 그간 상당수 국산 영화는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조폭 소재 영화 등 대중의 일시적 취향에 영합하는데 치우쳐 왔을 뿐 참신한 소재,창의적 영화 언어에는 소홀히 해왔다. 최근 충무로의 우울한 분위기는 자업자득인 셈이다. 영화인들은 이번 전도연의 수상을 한국 영화 換骨奪胎(환골탈태)의 계기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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