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대구시가 조만간 조직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시는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이 있는 만큼 최대한 효율성을 살린 조직위를 구성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조직위는 지금까지 유치 작업을 한 세계육상대회 유치단(2부 4팀) 식구 10여 명을 중심으로 준비 기획단으로 첫 출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오는 8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2007년 세계육상대회 이전에 조직위를 구성, 직원들을 오사카 대회 현장에 파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조직위 구성과 관련, 몇 가지 우려할만한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케냐 몸바사에서 대구의 승리를 이끈 공신(?)들에 대한 예우 문제에 발목이 잡혀 조직위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내심 김범일 시장과 후원사를 맡게 될 삼성 관계자, 문화관광부 인사 등이 조직위의 핵심 3자리를 나눠 맡기를 바라고 있다. 김 시장이 조직위원장, 삼성 출신의 신필렬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이 집행위원장, 문화관광부 파견 인사가 사무총장을 각각 맡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이 같은 인선은 조직위의 효율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대구시는 유종하 유치위원장을 비롯해 유치위원회에서 활동한 어른들이 섭섭해할까 봐 내놓고 조직위 구성 방안을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유치위원들은 조직위에서도 활동하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유치위원장이 대구시장과 공동으로 조직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의 세계육상대회 유치 과정을 지켜본 기자는 이런 얘기들이 사실이 아닌 소문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유치위 구성 후 공직에서의 직함에 따라 '장관님', '대사님'이란 호칭을 받은 유치위원들의 활동상을 지켜봤기에 이들이 조직위에서는 빠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세계육상대회의 대구 유치를 위해 큰 역할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걸림돌이 된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하고 싶다. 시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유치단 직원들이 전직 관료 출신들을 모시는 입장에서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았다.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가 열린 케냐 몸바사에서는 일하는 직원보다 대접받는 유치위원들이 더 많아 보였다. 대구가 대회 유치에 성공, 잔칫집이 됐기에 망정이지 만일 유치에 실패했을 경우 유치위원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었을 수도 있었다.
또 조직위와 함께 이를 지원할 지원반 구성을 놓고도 말들이 많다.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조직위에 파견된 직원들은 수당 등 특별대우를 받았으나 지원반에서 일한 사람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에 몸담은 직원들을 포함해 상당수 시청 공무원들은 세계육상대회 조직위에서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지원반 근무는 피하고 싶어할 것이다. 조직위 직원에 대한 특별대우로 인해 조직위 파견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세계육상대회 대구 조직위는 구색 맞추기나 예우 차원이 아닌 철저히 업무 중심의 일할 사람들로 구성돼야 한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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