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체결로 농업분야 중 피해가 가장 큰 것은 축산업으로 이는 그동안 주 사료를 수입 옥수수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우리 축산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가축사료의 국내 자급률을 높이고, 둘째 연간 1천만t에 달하는 제1의 수입곡물인 옥수수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최근 국제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바이오 에너지로의 이용 가능성이 높은 옥수수 연구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1970년 중반 사탕수수를 이용한 브라질의 바이오 에탄올 연료는 석유가격의 절반이었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을 때 바이오 에너지의 경쟁력이 생겨 산업화할 수 있다. 도쿄 기후협약에 준해 미국은 5년 전부터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고 에탄올 생산 옥수수 품종육성과 줄기와 대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이용한 에탄올 생산연구 분야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옥수수 가격이 최근 배 이상 뛰었고 미국에서는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바이오 에너지원으로서의 옥수수재배를 원하는 농가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00년경 농림부에서 강원도의 밭토양에 적응하도록 육성된 '수원19호' 로 논옥수수를 재배했는데 실패했다. 이는 부적합 품종을 사용한 탓이다.
옥수수를 이용한 에탄올 생산이 국내에서도 가능할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려면 먼저 농산물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벼재배 면적을 100만 정보에서 60만 정보로 줄여 기계화 단지를 형성해야 한다. 휴경 논에는 직불제 보상 대신 옥수수 등을 심도록 권장할 수 있다. 논토양에 적응하는 신품종 옥수수를 개발, 기계화 재배 가능한 대단지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리라 본다. 이와 더불어 지금부터 15년 내에 전체 에너지원의 20, 30% 정도는 바이오 연료로 대체해 가는 국가적인 목표 정립이 필요하다. 바이오 연료 작물로는 하계엔 옥수수와 콩을, 동계에는 유채와 보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지원에 의한 바이오 디젤 연구와 상용화가 현 시점에서는 바이오 에탄올보다 앞서 있다. 2등 연구를 하겠다는 처지다. 유채가 옥수수의 총 건물 중의 70%밖에 생산 못 한다는 것은 과학상식이다. 열매뿐 아니라 옥수수 대와 잎에서 에탄올의 재료가 되는 셀룰로오스가 생산된다. 미국에는 2천 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바이오 에너지 연구를 하고 있다. 옥수수와 작물을 주 에너지 작물로 집중 연구 개발하는 것이 우리 농업을 살리고 환경을 살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중요한 연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연구에 대한 시기 질투 방해 등으로 1970년 중반 수원19호 개발 당시 뼈아픈 경험을 했다.
옥수수를 이용한 바이오 에너지 생산 필요성은 첫째 단위 재배면적당 건물 수확량이 높은 옥수수는 바이오 에너지 생산에 있어 온대지방에서 제일 좋은 경제적 작물임이 판명되었다. 전분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옥수수는 에너지 이용 면에서나 바이오 디젤의 연료가 되는 유채에 비해 경제성이 월등하다. 열매와 더불어 식물체를 연료로 전환할 수 있고 부산물은 축산사료로 이용되는 장점을 지녔다.
둘째, 최근 에탄올 생산 때문에 국제옥수수 가격이 180% 올라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사태가 발생하고, 제2의 옥수수 생산국인 중국도 옥수수 수출을 중단시켜 옥수수 수입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사료값이 급등하고, 가공용 옥수수 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셋째, 우리나라가 옥수수를 통한 바이오 에너지 연구를 할 경우 미국 등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배운 학자들이 다수 있고, FTA로 연구와 개발이 더욱 용이해질 수도 있으며 동시에 제2의 옥수수 생산국인 중국과 근접한 지정학적 위치도 우리의 강점이다. 중국에 적응하는 품종을 개발하여 유전자원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에 의한 특허 종자 수출도 가능할 것이다.
1998년부터 북한적응 안전 다수확종, 슈퍼옥수수공동연구를 하면서 양질의 다수성 품종육종을 해왔기 때문에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고 에탄올 생산 종실옥수수 육성이 용이하고 셀룰로오스를 다량 함유한 내도복성이 높은 사일리지 옥수수 신품종도 육종 국립종자공급소에 등록을 마쳤다. 우리 농업과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도 40년간 옥수수 하나만 육종해 온 과학자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길 바란다.
김순권 경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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