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공무원 700여 명이 올해도 어김없이 일손돕기에 나섰다.
이들의 일손돕기 동원은 연례 행사. 5월 사과와 자두 등의 열매솎기(적과)가 끝나면 6월에는 곧바로 마늘·양파 수확에 동원된다. 모내기철은 잠시 쉰다. 기계화로 인해 과거와 같은 손 모내기가 없어진 덕분이다.
그러나 쉬는 것도 잠시. 7, 8, 9월 여름 장마와 함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 또 동원되고 10, 11월 수확철에 또 한번 동원된다. 여기에 올해는 이미 한 번 더 추가됐다. 지난 3월 말 의성 안사면을 비롯한 경북 북부지역에 돌풍이 불어 비닐하우스 단지가 초토화했기 때문.
이와 같이 공무원들의 일손돕기 동원은 연간 4, 5회 정도. 우스갯소리로 '농사는 공무원이 짓는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실제로 일모작 논에 모내기가 시작되고, 사과와 자두 등의 열매솎기가 본격화하는 등 연중 가장 바쁜 시기인 요즘 농촌에는 사람 구경하기가 쉽잖다. 농가들마다 일손을 구하느라 멀리는 안동까지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토·일요일에는 도시에 나간 자식들까지 동원되니 일손 구하기는 완전히 전쟁이다.
이 같은 인력난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면서 행정기관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의성군 농업부서의 한 공무원은 "군청에 일손돕기 창구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일하겠다는 사람은 전무하다."면서 "일손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도시민들의 관심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년 전부터 도농교류를 추진해오고 있는 농협도 속타기는 마찬가지. 도시의 기업들은 상생을 부르짖지만 실제 요즘같이 일손이 부족할 때 농촌을 찾는 이는 많지 않다는 것.
도시민들은 '농촌은 우리들 마음의 고향'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번 주말에는 농촌을 찾아 일손도 돕고 귀갓길에는 마늘종과 쌈배추, 열무 등을 한 보따리 얻어오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농촌 일손돕기 지원자를 모집합니다."-농민 일동
사회2부 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