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근거있는 건강상식] 담배의 해악

담배연기를 분석하면 10만여 가지의 물질이 함유돼 있다. 그 중 4천여 가지의 독성 화학물질이 있으며 현재까지 독성 발암물질만 69가지가 밝혀져 있다. 사람에게서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경로는 크게 3가지로 환경, 음식, 흡연이 각각 3분의 1씩 차지한다. 사람에게 생기는 모든 암의 32%가 담배 때문이라는 결과는 놀랍지만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담배 때문에 생긴 병으로 매년 4만 2천 명(2005년)이 사망한다. 우리나라 암사망자 5만 9천 명(2001년) 중 1만 7천700명이 담배 때문에 생긴 암으로 사망한다. 담배 때문에 하루에 약 120명이 사망하고, 담배 때문에 생긴 암으로만 약 50명이 사망하는 것이다. 담배 때문에 생기는 암은 주로 흡연자에게도 생기지만 흡연자 주위에 있는 비흡연자도 간접흡연으로 암이 생길 수 있다. 흡연자의 부인이 비흡연자의 부인보다 폐암이 2배 높게 발병한다는 연구결과는 금연운동 역사에 유명한 사실이다.

오늘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올해 세계 금연 운동의 주제는 '담배 연기 없는 깨끗한 환경'이다. 흡연자들 중에 공공장소에서 흡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극소수 있다. 흡연이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흡연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자신의 흡연권을 위해서 무고한 주위의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으로 인해 암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흡연이 불법이 아니므로 아무 곳에서나 흡연해도 된다는 것은, 총기 사용 면허를 가졌다고 해서 아무 곳에서나 총을 쏘겠다는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흡연자들은 자신의 '흡연권'을 주장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혐연권'(담배연기를 싫어할 권리)을 지켜주어야 한다. 더구나 간접흡연의 피해자는 흡연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료나 가족들이다. 그들에게 독성물질을 내뿜어서야 되겠는가? 흡연권보다 혐연권이 우선함을 안다면 금연을 결심하기도 쉬울 것이다. 흡연자들의 금연 결심을 촉구한다.

김대현(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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