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지키다 散華(산화)한 전몰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그 유가족 및 상이자 등 국가유공자를 위로 격려하며, 국민들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위한 각종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들이 6월 한 달간을 호국보훈의 달로 설정하여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6·25전쟁으로 인하여 수십 만 명의 인명피해가 있었고 이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이 6월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에는 6·25전쟁과 같이 일시에 많은 전몰자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2002년 발생한 서해교전, 전투기 추락사고, 아프가니스탄 폭탄테러 등 국내외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전사·순직한 이들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어 이들의 가족이 절규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고 가슴 저미는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만년의 역사 흐름 속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1천여 회나 일어났다고 한다. 국가라는 공동체를 지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는지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국가와 안보, 보훈은 영원한 동반자이며, 역사와 함께 흘러가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이 시대에 국가안보와 보훈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근세 100여 년 동안 일제의 國權侵奪(국권침탈), 6·25 同族相殘(동족상잔), 자유당 독재, 4·19 민주혁명, 10·26사태, 6월 항쟁 등 숨가쁘게 달려온 역사의 수레바퀴에 국토는 蹂躪(유린)되고 백성들은 桎梏(질곡)의 那落(나락)에 떨어져 비참한 삶을 경험하였으며, 다시는 이 땅에,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비운의 역사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요, 문화는 천년대계이며, 보훈은 만년대계'이다. 세계 역사상 최대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의 군대가 그토록 용맹하였던 것은 '전사한 장졸들의 자녀들을 궁으로 데려와 칭키즈칸의 자녀들과 똑같이 양육하라.'는 칭기즈칸의 칙명이 바탕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나라를 위하여 희생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을 돌보는 국가보훈은 나라를 번영케 하고 우리 모두의 삶을 지켜주는 가장 큰 방패막이인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이 되면 현충일 추념식을 비롯한 각종 추모행사, 보훈가족 위로, 국군장병 위문 등 각종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관련 기관과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옅어지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현충일 추모식장에는 추모식 관련 기관단체장과 보훈단체장, 상이군경과 전몰군경의 유족 등 대부분 70, 80대의 백발이 성성한 보훈대상자들만 참석을 하고, 진정 이들에게 감사를 하고 호국영령들을 추모해야 할 일반국민들은 거의 참석을 하지 않고 있다. 2004년부터 매년 국민을 상대로 실시한 보훈의식지수 조사에서도 100점 만점에 평균 65점대로서 보훈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저조한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 개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진정한 민주국가를 이룩하는 데 수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이러한 희생자의 영령을 추모하는 날이 현충일이다. 오는 6월 6일 제52회를 맞이하는 현충일에는 우리 모두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진정한 마음으로 추모하고, 우리들 주위에 살고 있는 보훈가족들을 위로 격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현충일은 정말로 공휴일이 아닌 추모의 날이다. 일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오늘날 나의 삶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하였는지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지역 충혼탑을 참배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김호열 안동보훈지청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