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른 사업간 '짝짓기' 한창

농협+여행사, 편의점+영화사, 방송·통신사+보험사…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이종(異種) 사업영역 간에 짝짓기가 한창이다. 기업들이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작업에 앞다퉈 나서면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커플'의 탄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대구 북구 대현동 농협 경북지역본부 내에 있는 '농협교류센터'.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이곳엔 1일부터 '농협롯데관광'이라는 간판이 내걸린다. 농협이 상장기업인 롯데관광개발과 손잡고 농협교류센터 내에 있던 관광사업부를 '농협롯데관광'이라는 여행전문회사로 탈바꿈시킨 것.

농협롯데관광은 농협이 51%, 롯데관광개발이 49%의 지분을 갖는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시골 구석구석까지 뻗어있는 농협의 영업망을 잘 활용하면 국내 최대의 여행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교류센터 한 관계자는 "농협과 롯데관광개발이 만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롯데관광개발의 주가는 30일 현재 사흘 연속 상승했다.

편의점은 영화사와 '깊은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GS25의 경우, 이달 초 국내 영화 배급 점유율 1위인 CJ엔터테인먼트와 '공동 마케팅 제휴에 관한 계약'을 체결,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영화를 독점으로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GS25는 향후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하는 영화에 대해 시사회를 자주 열어 고객들에게 '공짜 영화 관람 기회'를 줄 예정이다. CJ엔터테인먼트 측도 편의점 고객이 젊은층인 점을 감안하면 가만히 앉아서 영화를 선전하는 혜택을 보게 됐다.

통신업계에서는 결합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방송사업자가 보험사와도 손잡고 있다.

디지털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방송과 보험이 결합된 상품인 '스카이 패밀리 케어'를 지난 15일부터 팔고 있다.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채널 '스카이패밀리'와 영화전문채널 '캐치온'을 묶은 것으로, 가입 가족 중 1명에게 동부화재 상해보험 무료가입 서비스를 해준다. 가입고객의 상해보험료는 전액 스카이라이프가 부담한다.

KT도 오는 7월쯤 '보험과 초고속인터넷'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내놓을 계획. AIG의 운전자보험, 건강보험 등의 상품과 메가패스를 묶은 패키지 상품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전혀 관계없는 업종과도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요즘 업계의 기류"라며 "기업의 자체 역량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사고를 버리고,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을 통해 '제휴관계'를 잘 맺어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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