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인의 기업코디…경북대 산학협력사업단 전담교수

▲ 기술개발, 아이템발굴, 마케팅 등 기업들의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경북대 산학협력 전담교수들은 자칭
▲ 기술개발, 아이템발굴, 마케팅 등 기업들의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경북대 산학협력 전담교수들은 자칭 '기업중매쟁이'로 부른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변화를 두려워하고 위기에 둔감한 기업, 사업단에 일방적으로 바라기만 하는 업체는 성과가 잘 나지 않습니다."

경북대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단 7명의 전담교수들. 자칭 '기업중매쟁이'들이다. 사업아이템발굴, 기술개발, 마케팅 등 기업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 이들의 역할.

"배우자를 찾는 처녀총각들에게 맞선을 주선하듯 상대방(CEO)의 마음을 먼저 읽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돕고 싶어도 먼저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줘야 해요. 사람이 마음에 들어하면 모든 일이 잘 풀려요. 이른바 후광효과죠."

문제점과 해결책이 뻔히 보여도 기업에서 받아들일 자세가 되지 않으면 헛고생을 하거나 심할 경우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한다.

스스로 찾아오는 업체도 있지만 기업 눈높이를 잘 맞추고 열정과 프로정신이 투철한 전문가나 교수를 많이 꿰차고 있어야 양쪽의 '궁합'을 맞출 수 있다. 결혼처럼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집안'(인력, 네트워킹)이 좋으면 일이 술술 풀린다는 것.

한 기업은 CEO가 자기 방을 기술지원 교수에게 내 주고 회사 특급기밀까지 공개하면서 신뢰를 보냈고 그 교수는 CEO의 정성에 감복, 2년여의 고생끝에 해외업체들을 월등히 따돌리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사업단은 기업과의 첫 만남이 중매쟁이(산학협력 전담교수)를 통한 만남이든, 외부 전문가와 기업이 직접'연애'를 통한 만남이든 하나의 목표점을 향해 동행하는 가족이라는 의미로 지원기업들을 '가족회사'라 부른다.

사업단 멤버는 박길환·박세영·정원일·황창순·이영목·박준구·김대진 교수. 경북대 교수로 있다 사업단에 지원했거나 기업에서 온 '프로'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보람도 있지만 연구실적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 각자 전문분야를 갖고 기업들을 직접 지원하거나 문제해결을 돕는 전문가(교수)를 연결해준다.

신기술개발 지원으로 산자부 지정 '일류상품기업'이 된 대구 NUC전자, 80억 원의 매출을 증대시킨 포항의 철강기업 KTS 등은 널리 알려진 산학협력 성공사례다.

좌장격인 박길환 교수는 팀내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금형전공인 박 교수는 정밀가공, CAD/CAM, 자동화치공구가 전문분야다. 금형협동조합결성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박세용 교수는 정보통신부의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6대 성장동력산업 그림을 그린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근무경력과 직접 회사를 운영하기도 해 기업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잘 꼬집어 낸다.

정 교수는 기술사업화 전문가이자 사업단의 기획통.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들의 사업아이템에 정통하고 기술사업화 가이드를 잘 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황 교수는 '모 아니면 도'식으로 끝장보는 성격이다. 지능로봇 전문가로 한번 연계가 되면 반드시 성사시키는 프로. 박준구 교수는 디지털저작권 전문가로 국제적인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다. 지역 업체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만드는 쾌거도 해냈다. 퓨전소프트의 모바일 DBMS(Data Base Management System)를 국제표준화했고 지금은 드림소프트웨어의 모바일 e-메일 솔루션에 대한 국제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영목 교수는 사업단의 살림꾼이자 멤버들의 조율사다. 기술창업, 기술경영·관리 전문가인 이 교수는 온화한 성격에다 사업단 국장을 맡고 있다.

"혁신의지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기업은 반드시 살아 남고 결과도 좋습니다. 문을 두드리세요. 확실하게 서비스하겠습니다."

7명의 프로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변화를 불러오고 위기를 회피하기보다는 직시할 수 있는 기업이 되라고 주문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