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 지우개] 동생이 모범생 형과 비교 당한다며 말썽 부려

*고민있어요

중, 고등학생 형제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형은 학교에서 성적도 상위권이고 주변사람들에게도 인정받는 모범생이지만 동생은 그 반대입니다. 최근 들어 동생이 공격적인 성향이 많아진 것 같고 전에 않던 말썽도 부려 걱정입니다. 엄마로서는 형제간에 비교하며 키우진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형과 비교를 당한다며 불만스러워 하기도 합니다. 도와주세요.

*이렇게 해보세요

아이들 키우기 참 힘드시죠? 저도 제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끔씩 예전 부모님들은 예닐곱 되는 자식들을 어떻게 키우셨을까 하고 존경심이 들고, 부모가 되기는 쉽지만 좋은 부모가 되기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형제이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많이 다르지요? 하지만 다름에서 발생한 것이라 할지라도 한 아이가 상대적으로 상처를 입거나 열등의식이 가지게 되는 일은 안타까운 일이며 부모로서도 당연히 걱정이 되는 일입니다. 부모입장에서 특별히 형제간의 비교를 해서라기보다, 아이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성적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은 탓에 우등생인 형에 대해 스스로 상대적인 위축감이 들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은연중에 사회의 일반적인 잣대를 아이에게 대입하진 않았는지에 대한 부모님의 점검이 먼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형은 저렇게 잘하는데 너는...?" 라는 식으로 형제간의 지능의 우열을 비교하는 것은 동생에게 어찌할 수 없는 능력의 한계를 강요하는 셈이 되고, 그럼으로써 성적이 오르기는 커녕 점점 더 절망케 하며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까지 사장될 수 있지요. 결과적으로 자존감은 떨어지고 부모의 관심과 자신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려는 시도로써 전에 안 하던 행동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면 당사자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불만을 크게 느끼게 되며, 자신의 분노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해서 공격적 성향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춘기의 특성으로 인해 당사자가 실제보다 더 확대해석 할 수도 있고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할 것 같아요.

어머님께서 동생의 상황을 파악하시고, 형과 비교치 않고 사랑의 마음으로 아이를 다독이려 노력 하신 점은 잘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 자신이 형과의 관계에서 열등감과 상대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느낀다면 지금부터라도 정서적인 지지와 부모님과의 친밀감 형성이 선행 되어야 하리라 봅니다. 또 그만의 강점을 찾아 구체적인 칭찬과 지지를 반복하여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생기도록 도와야 하겠지요. 그에게도 남다른 능력이 분명히 있을테고, 그것을 찾는 작업이 부모와 함께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유태인 부모들은 자식들을 대할 때 가장 관심을 쏟는 것이 그들 사이의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이며, 서로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주력한다고 합니다. 부모의 긍정적이고 용기를 북돋우는 말 한마디가 자녀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지요. 현명한 어머니의 멋진 아드님, 잘 키워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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