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망!! 4+32> 도움의 손길글

매일신문 라이프매일과 TBN 대구교통방송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교통사고 유자녀, 행복한 멘토 만들기'를 주제로 펼쳤던 '희망!! 4+32' 캠페인.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 네 가족과 함께 하는 32명의 멘토가 완성됐습니다.

기획을 맡았던 대구교통방송 권기영 피디는 "이들의 사연을 듣고 나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모두들 흔쾌히 '어떤 도움이 될 만한 일이라도 맡겨만 달라'고 말해줘 캠페인을 진행하는 내내 행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17일자 지면을 통해 소개했던 네 가족의 메인 멘토 외에 대학생 자원봉사자, 사업가, 대학교수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기꺼이 멘토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홍제한의원 김성진 원장은 "앞으로 왕진도 가고, 필요한 경우 한약도 제공하는 등 네 가족의 건강은 모두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버드식 인생 성공법' 저자인 켄트 김(Kent Kim)은 역경을 딛고 하버드대 장학생으로 공부한 경험을 살려 유자녀들의 희망 메신저로 활동하기로 했으며, 수성아트피아 김성렬 관장은 "문화적 소외계층인 유자녀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살리기 위해 수준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문화도시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순천 대구시의원은 12평 좁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소희네 가족이 조금 더 넓은 곳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참품한우 전계완 대표는 "이들 가족이 원한다면 언제든 외식할 수 있도록 돕겠으며, 가족마다 정해진 사회복지사들과의 만남 장소도 제공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보경인테리어 한종현 대표는 "영남건설 유하임 봉사단과 함께 집 수리나 인테리어와 관련된 궂은 일을 맡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울러 가수 한혜진 씨는 30일 진행된 생방송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다음 모임이 있을 때 반드시 참석해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고, 개그맨 박수홍 씨, 개그우먼 김지선 씨, 탤런트 정한용 씨, 가수 강원래 씨 등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 이근협 경북체신청장

소희네 가족의 멘토가 되기로 한 이근협 경북체신청장은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마음으로 다가가는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일단 소희와 동생 주희를 위해 매월 20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번에 지원하는 장학금은 경북체신청 직원들이 6년 전부터 매월 일정액씩 모아온 '온정이 성금'에서 나온다. 우체국 캐릭터 '온정이'의 이름을 딴 온정이 성금은 지난 2001년 4월부터 성금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매월 한 명을 선정해 생활보조금 1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117명(1억 1천 700만 원)에게 지급했다.

"소희네 어머니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혼자 거동조차 힘든 분입니다. 경북체신청은 지난해 대구'경북 집배원 935명으로 구성된 '집배원 365봉사단'을 발족했습니다. 범물동 용지아파트 지역을 담당하는 김건태 집배원이 수호천사 역할을 자청했습니다. 수시로 소희 집을 방문해 우편물 배달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위해 공과금 납부 등 손과 발이 되어 줄 것입니다."

체신청 여직원 모임인 '어울림' 회원들도 매월 방문해 집안 살림을 보살피고, 소희 엄마의 친구가 돼 주기로 했다. 이근협 청장은 소희네 가족 곁에 5천 300명 우체국 직원들이 항상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이용두 대구대학교 총장

혜진이이와 성호 남매의 멘토가 된 이용두 대구대학교 총장은 먼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교통사고 유자녀를 돕는 뜻 깊은 프로그램을 마련한 매일신문과 TBN 대구교통방송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매일신문에 보도된 혜진양의 사연을 읽고 늦게나마 큰아버지 가족과 함께 살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새 보금자리는 혜진양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대구대학교는 교직원들이 뜻을 함께 해 장학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년간 매월 25만 원씩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자원봉사센터가 주축이 돼 자원봉사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공부 도움이 필요한 교통사고 유자녀들에게 영어와 수학 등 학습지원도 하기로 했습니다. 또 학생생활상담센터의 전문상담요원이 유가족 자녀들에게 심리 및 진로 상담 프로그램도 지원할 계획이다.

"많은 도움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 교통사고 유가족들에게 우리 사회가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합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교통사고는 한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는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그러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생활하는 교통사고 유가족들이 희망을 잃지 말기를 바랍니다."

◇ 고경자 웨딩 대표

"저라고 독불장군처럼 혼자서 성공할 수 있었겠어요? 다들 주위분들의 도움으로 이만큼이라도 일어설 수 있었던거죠. 이젠 그 고마움을 나누고 살 때라고 생각해요." 태형이네와 멘토를 맺은 고경자 웨딩 대표의 말이다. 태형이 어머니 김이순씨를 만나 상의한 뒤 앞으로 웨딩현장 보조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줌으로써 장기적으로 태형이네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금까지 고 대표의 도움을 받아 결혼한 장애인 부부들만도 200여쌍에 이를 정도다. 이전에도 소년소녀 가장들과 멘토를 맺어 보살펴온 경험도 있다.

고 대표는 "김이순 씨가 자신보다는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줬음 좋겠다고 말한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며 "이런 마음가짐의 사람이라면 작으나마 내가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선뜻 멘토를 맺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 크게 나누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힘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태형이네와 맺어질 관계가 기대됩니다."

◇ 박승철 영남건설 회장

군수네를 도와주기로 약속한 영남건설의 박승철 회장.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 그 처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가보다. 박 회장은 "저도 6살에 아버님을 여의고 어머님이 건어물 행상을 하며 저를 키우셨습니다."며 "올해 아흔이신 어머님이 떠올라 누구보다도 군수 할머니의 건강이 가장 염려스럽고 마음이 쓰이는 부분"이라고 했다.

일단 박 회장은 군수네에 매월 생계비 일부를 지원할 계획. 또 아이들 씻길 공간이 없어 힘들어 하시는 할머니를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구상중이란다. 여기에다 '유하임봉사단'과 전 사원이 동참하는 '사랑의 모금' 행사도 군수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회장은 "멘토라는 것은 마음으로 응원만 해주는 서포터즈나 금전적 도움을 주는 기탁자와는 다른 개념"이라며 "용기와 꿈을 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눈에 보이는 건물 뿐 아니라 행복, 꿈, 사랑을 같이 만드는 사람'이라는 지금까지의 사업이념과 마찬가지로 겉에 보이는 도움만 주기보다는 정신적인 부분까지 보듬아 줄 수 있는 멘토가 되겠다는 다짐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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