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창업)한 가게 두 매장 '숍인숍'

뭉치면 위험 절반…'점포 속 점포'의 매력

▲ (사진 위)꽃집안에 홈패션 가게 연 이순덕 씨. (사진 아래)미용실 속
▲ (사진 위)꽃집안에 홈패션 가게 연 이순덕 씨. (사진 아래)미용실 속 '네일샵' 운영 안은정 씨.

불황의 골이 깊어질수록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형태의 창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숍인숍이 이 같은 형태다. 한 점포 안에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말 그대로, 점포 속의 점포. 이는 섣부른 창업의 위험도 줄일 수 있고 비용 부담도 적다.

◆머리와 손톱 정리를 '한곳에서'

'모델 네일샵' 안은정(31·여) 사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개인 가게를 운영했다. 하지만 일에만 너무 매달려야 하는데다 점포세 부담도 만만찮아 '숍인숍'을 생각했고 다행히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미용실 안에 5평 정도의 공간을 얻었다.

안 사장은 "손님 입장에선 머리 손질을 하고 기다리는 시간 없이 손톱 정리를 할 수 있어 시간 절약도 되고 지겹지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군데서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고객들 반응이 좋다는 것. 반면 가게 입장에선 별도로 홍보를 할 필요가 없고 고객들이 편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일반 가게에 비해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고 했다.

안 사장은 "개인 가게는 급한 일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가게를 비워야 하지만 미용실 안에 있다 보니 급한 일이 생기면 미용실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깐 맡길 수도 있다."고 장점을 늘어놓았다. 경우에 따라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다는 것.

또 하나 빠트릴 수 없는 장점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안 사장은 "미용실 고객이 잠재적인 네일아트 손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미용실과 자신의 가게가 '상부상조'할 수 있다고 했다.

안 사장은 "개인숍을 열기 전에 숍인숍을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무턱대고 개인 가게를 여는 것보다 숍인숍을 통해 노하우를 키우면 위험 부담도 덜면서 상대방 가게의 노하우도 습득할 수 있다는 것.

◆꽃집과 홈패션 '한 지붕 두 가게'

대구 달서구 장기동에 위치한 '참고운 홈패션'을 찾으면 고객들은 신기해한다. 11평의 자그마한 가게에 '한아름 플라워샵'이라는 꽃집이 같이 있기 때문. 운영자도 서로 달라 한 지붕 두 가게인 셈이다. 간판에도 사이좋게 홈패션과 꽃집이 나눠져 있다. 이순덕(50·여) 사장은 "사람들이 지나가다 아기자기하고 특이하다며 들어와서 구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6월 대구 달서구자활후견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가게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파는 이불이나 침구류, 가방, 앞치마 등 대부분의 제품은 이 씨가 가게 한구석에 마련된 미싱기계로 직접 만든 것. 이 씨는 "봉제기술을 5년 동안 배운 덕분에 덩치가 큰 제품 외에 웬만한 것은 직접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가게에 꽃집과 같이 있다 보니 서로에게 유익한 점이 많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 이 씨는 "상당수 주부들이 꽃을 사러왔다 생각지도 않게 홈패션 제품을 사가거나 홈패션 제품을 사러 왔다 꽃을 사간다."고 말했다. 꽃과 홈패션이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주부들의 관심이 많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 또 서로 제품을 전시하면서 어떤지에 대해 의견도 자주 나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단지 운영자끼리 궁합만 잘 맞는다면 여러 면에서 효율적이다."고 했다.

이 씨는 평소 서문시장을 주 1회는 찾는다고 한다. 남들과 차별성을 가진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씨는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흔하지 않은 것을 새겨두었다 벤치마킹을 한다."고 했다. 아파트 고객들은 아무래도 색다른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씨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값싼 중국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이나 색상이 남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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