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경찰서가 최근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 맡겨졌던 3세 남자아이 사망사건을 두고 곤욕을 치르고 있다.
수사과 전 직원이 이 사건에 매달려 사인 규명에 나서고 있지만 네티즌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울산 사건을 왜 경주에서 처리하느냐. 혹시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 아니냐.' 등의 의혹에서부터 '수사 미진' 등을 이유로 무차별 공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
사건은 지난 17일 오후 1시 45분쯤 울산 청곡동의 한 어린이집에 맡긴 이모(3) 군이 갑자기 숨지면서 시작됐다. 부모 이혼으로 주말을 제외하곤 어린이집에서 24시간 생활해 왔던 이 군이 당시 어린이집 교사와 함께 경주에 왔다가 우유를 마신 뒤 갑자기 구토를 해 응급조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것. 이어 이 군의 사인을 놓고 어린이집과 유족들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전국적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어린이집 측은 경찰 조사에서 "이 군이 경주에 오기 며칠 전에 피아노 위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며 사인을 이와 연관시키고 있는 반면, 이 군의 유족들은 이 군의 이마와 얼굴, 팔 등에서 심한 멍자국을 발견하고 어린이집 운영자들이 아이를 상습구타해 숨지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특히 유족들이 26일 인터넷 게시판에 아이의 사진과 함께 정확한 사인을 밝혀달라는 관련 글을 올리자마자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사로 걷잡을 수없이 번졌다. 네티즌들까지 가세, 경주경찰서 홈페이지는 수사의 미진함 등을 성토하는 여론몰이 장으로 변했다.
경찰은 일단 이 군을 부검해 직접적 사인이 장파열로 인한 복막염이라는 결론이 나오자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어린이가 다쳤을 경우 즉시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해야 함에도 피아노 위에서 떨어진 후 4일간이나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이미 어린이집 원장 부부를 입건했다.
경주경찰서 하상구 서장은 "사망사고 현장이 경주여서 경주경찰서가 사건을 수사하는데 마치 어린이집 측과 경주경찰서가 무슨 커넥션이 있어 사건을 맡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어 곤혹스럽다."며 "정확한 사인을 가려 한점 의혹 없이 발표하겠으니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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