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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시장 '밥그릇' 커진다

▲ 1주일에 두 차례 주변 직장인들로부터 아침 단체 주문을 받는 한
▲ 1주일에 두 차례 주변 직장인들로부터 아침 단체 주문을 받는 한 '웰빙 죽' 전문점. 이곳 사장은 사업 성공에 힘입어 범어네거리 주변에 2호점을 낼 계획이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유재근(32) 씨의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은 오전 3시 30분부터 오전 6시까지다. 두 달 전 아침 배달 체인점을 시작한 유 씨는 300여 가지의 국과 죽, 반찬을 대구 수성구와 남구, 경산 일대의 맞벌이 부부, 20·30대 직장인들에게 직접 배달하고 있다.

5년차 직장인 이상현(33) 씨는 올해 담배와 술을 끊으면서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원룸에 혼자 사는 처지지만 아침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 씨는 "직장이 있는 범어네거리 주변에 24시간 김밥체인점, 웰빙죽·샌드위치 전문점 등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라며 "조금만 빨리 출근하면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대구에서도 아침밥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핵가족화와 웰빙 열풍 속에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을 챙겨 먹는 맞벌이 부부, 혼자 사는 20·30대 직장인들이 갈수록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음식점 및 배달업체 창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대구 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 메트로 지하상가에 '웰빙 죽' 전문점을 연 김순단 사장 역시 아침을 거르는 업무용 빌딩의 직장인들에 주목한 경우. 김 사장은 "반월당 주위의 업무용 빌딩에서 아침 단체 주문이 밀려들어 1주일에 이틀은 오전 4시 20분에 일어나야 한다."며 "오전 7시를 전후한 단체 행사나 교육이 잦은 보험회사 등의 직장인들에게 30~50인분의 죽을 배달하고 있다."고 했다.

아침 전문 배달 업체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구·경북에는 인터넷전화를 이용해 전국망을 형성하고 있는 아침 전문 배달업체들이 10개 이상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현철 영남외식컨설팅 소장은 "경기 불황까지 겹쳐 감자탕, 김치전골 등 독특한 메뉴를 선보이는 24시간 음식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보수적인 대구의 아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구도 고객들의 아침 욕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침 메뉴 및 시장 개발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시의 조식 업소 전수조사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24시간 또는 아침 식사가 가능한 음식점은 모두 230곳으로, 2002년 206곳보다 24곳이 늘었다. 특히 24시간 음식점은 153곳으로, 2002년 82곳과 비교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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