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일청구권 협정 파기하라" 부산~서울 32일 도보행진

"한일청구권협정 반드시 파기돼야"

▲ 태평양전쟁 희생자유족회 회원들이 1일 오후 대구에서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보상을 외면하고 있는 일본을 규탄하며 도보 행진을 펼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태평양전쟁 희생자유족회 회원들이 1일 오후 대구에서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보상을 외면하고 있는 일본을 규탄하며 도보 행진을 펼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열흘하고도 이틀째다. 32일간 이어질 도보대행진의 3분의 1이 지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한일청구권협정 파기'를 부르짖는 게 전부다. 하지만 '나고야 정신대의 날'이기도 했던 지난달 31일 일본 나고야 고등법원은 2차대전 당시 일본으로 끌려가 군수공장에서 노역한 여성근로정신대 피해자와 가족 등이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과 사죄요구 항소를 기각했다고 한다.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 대상이었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은 마찬가지로 한일청구권협정 대상이었던 '한일어업협정'을 1998년 일방적으로 파기했었다. 너무 뻔뻔하다. 그러면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태평양전쟁으로 희생된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협상은커녕 묵묵부답인 우리 정부를 생각하면 더욱 분통이 터진다."

1일 오후 태평양전쟁 희생자유족회 회원 10여 명은 상복을 입은 채 대구시청에서 경북도청으로 도보대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부산 일본총영사관에서 첫발을 뗀 뒤 12일째인 1일 대구에 도착, 항의 도보 행진을 계속했다. 도보 행진은 21일 종착지인 서울 여의도공원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평균 6시간 정도를 걷고 있다. 짧게는 13km, 길게는 25km를 매일 걷는다. 이 때문인지 참가자들은 피로가 누적된 모습이 역력했다. 도보 행진에 나선 문종운(68·전북 진안군) 씨는 "태평양전쟁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라며 "많은 피해자와 유족이 두 눈 부릅뜨고 있기에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보상을 반드시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평양전쟁 희생자유족회는 태평양전쟁 당시 100만 명 이상의 조선인들이 일제의 강제징용에 끌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태평양전쟁 피해자 중 생존자는 전국적으로 3천여 명, 유가족은 22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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