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아트와 비슷하죠."
붓으로 무수히 점을 찍은 듯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작가 유봉상은 이렇게 표현했다. 유 씨는 2004년 이후 3년 만의 전시회를 9일까지 분도갤러리(053-426-5615)에서 열고 있다. 그의 작업은 엄청난 노동의 결과이다. 무거운 못 무게를 감당할 탄탄한 틀을 짜고 다시 나무를 덧댄다. 그 위에 직접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작업한 밑그림을 그린다. 이후로는 정밀하지만 지겨운 작업의 연속이다.
주문한 15㎜ 알루미늄 못을 촘촘히 박는다. 적게는 4만 번, 많게는 10만 번이 넘는 작업이다. 그것도 끝이 아니다. 그라인더로 못을 갈아내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높낮이가 다르게 간 못의 집합체는 옵아트처럼 물결치는 효과를 창출한다. 이 일련의 작업은 오롯이 작가 혼자만의 몫이다. 쉬엄쉬엄 하지 않으면 어깨 근육에 무리가 가는 작업이다.
그래서 작품에는 '묵묵한 끈기'가 묻어있다. 수정이 불가능한 작업이어서 흠집이 나면 바로 실패로 이어진다. 못을 박고 색을 올리고 그라인더로 갈아낸 후에야 작품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땀과 노력과 시간을 들여 담아낸 프랑스의 삼림과 바다 풍경이 서정적으로 펼쳐진다.
이 풍경은 유 씨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샤르트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계이다. 다른 각도와 높이로 깎인 못이 빛과 어우러져 내는 시각적인 효과는 그 숲속을 흐르는, 또는 파도를 치게 하는 바람의 움직임까지 잡아낸 듯하다.
예전 작품에 비해 훨씬 더 구체적인 형상이 드러나고 색도 많이 쓰인 작업이 소개된다. 유명한 샤르트르 대성당 작품은 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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