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2일 오후 영주 선비촌 저잣거리 공연장에는 얼굴색이 다른 외국인 신부를 맞은 신랑들이 합동으로 전통혼례식을 올리는 이색 결혼식이 펼쳐졌다.(사진)
따뜻한 햇살이 완연한 선비촌에 마련된 초례청엔 한국으로 시집와 결혼식을 못 올리고 살던 외국인 신부 8명(캄보디아 1명, 필리핀 2명, 베트남 5명)과 신랑, 홀기(진행), 집사, 수모, 하객들로 북적댔다.
색동옷을 입고 청사초롱을 밝히는 초롱둥이의 길잡이로 말과 가마를 탄 신랑신부가 식장에 도착했고, 김주영 영주시장 부부가 장인 장모로서 이들을 맞았다.
수모(신부 옆에서 절을 도와주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절을 하는 신부의 어색한 몸짓과 콩을 깔아놓은 돗자리를 건너던 신랑이 벌러덩 넘어지는 모습에 하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결혼식 후 집사(신랑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와 수모는 대례상 위에 있던 토종닭을 날리며 관람객들과 함께 덕담을 전했다.
신랑 백원재(34) 씨와 결혼식을 올린 베트남 신부 류티응옥니(26) 씨는 "사는 게 바빠 한국에 시집온 지 몇 년이 지나도록 결혼식을 못 올렸는데 이렇게 뜻 깊게 전통혼례를 올리게 될 줄 몰랐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자랑하겠다."며 즐거워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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