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만화까지 동원해 역사왜곡 나선 일본

일제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DVD가 일본 중'고교 영상 부교재로 활용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 보수우익세력의 역사왜곡 책동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청소년들에게 파급력이 큰 만화를 매개로 잘못된 역사관을 주입시키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문제의 DVD는 일본 청년회의소가 문부성의 예산 지원을 받아 만든 것으로 妄想(망상) 수준의 왜곡된 역사관을 담고 있다. 내용 중에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 일본이 도로'학교를 만들고 행정제도를 정비해 생활 수준을 높였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가하면 소위 대동아전쟁은 한국'대만 등 아시아인을 백인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이라며 침략전쟁을 호도하고 있다. 이 DVD는 일선 학교와 시'구민회관 등지에 보급돼 현재 93개 학교에서 사용중인 것으로 일본 중의원에서 밝혀졌다.

주지하다시피 일본 평화헌법과 더불어 교육기본법 개정은 아베 정권의 집권 공약의 핵심이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11월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국가주의 교육을 강화한 교육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패전 후 1947년 시행된 교육기본법은 군국주의 이데올로기를 강요한 메이지 일왕의 '교육칙어'를 부정하고 '개인의 존엄'을 강조한 법이다.

그런데 아베 정권은 60년간 유지되어온 법 정신을 부정하고 국가주의 강화를 획책하며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놓고 있는 것이다. 이시이 이쿠코 일본 공산당 중의원의 지적처럼 야스쿠니 신사의 전쟁관을 주입시키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안달이 난 것이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조차 없이 역사 왜곡을 일삼고 있는 아베 정권은 왜곡된 역사로 세뇌된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일본에게 득이 되는 것은 왜곡된 역사가 아니라 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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