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연 속 따라잡기)나무자연체험

임성무 상원초 교사가 어린이들에게 달비골의 자연 생태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성무 상원초 교사가 어린이들에게 달비골의 자연 생태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봄 어린이들과 함께 앞산을 지키는 앞산숲속학교를 찾아 달비골의 봄 생태계를 조사한 적이 있다.(2006년 5월16일자 매일신문 게재)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달비골을 찾아 앞산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기로 하고 상원초등학교의 임성무 선생님을 찾았다. 그는 여전히 앞산 지킴이로서 달비골의 중요성을 알리는 홍보 대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 달비골의 유래

달비골은 달배골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월촌지를 비롯해 상인동의 동쪽에 위치한 대덕산과 동남쪽에 위치한 청룡산의 줄기가 이루어 낸 계곡을 말한다. 이 계곡은 골이 너무 깊어 달이 뜨면 달빛이 계곡에 비친다는 아름다운 뜻이 담긴 '달비골'이라 불렀다. 그리고 나중엔 달배골로 변하고 이것이 한문 명칭인 '월배'로 변하여 오늘의 월배란 지명을 얻게 되었다. 이외에 또 하나 다른 유래는 등 뒤에서 달이 뜬다고 해서 달(월) 등(배)로 달배라고 부르고 월배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 큰 일이 날 달비골

임성무 교사는 달비골을 다시 찾은 아이들에게 달비골의 유래와 청룡산이 어우러진 앞산 자락을 정감있게 설명을 했다. 달의 빛을 담는다는 뜻을 지닌 골짜기 달비골과 숲의 모양이 용을 닮은 청룡산, 청룡산 깊은 산속에 마르지 않는 샘 청룡샘과 앞산 밑 원기사 뒷동굴의 황룡샘이 모여 긴 뱀처럼 만들어진 강 용심내까지.

임 교사는 "마을에 가면 집을 짓고 사는 땅의 주인들이 있듯이 달비골 숲속에도 집을 짓고 사는 숲의 주인들이 있다. 집이 있는 곳에 길을 낼 때 집주인에게 허락을 받듯이 숲에 길을 낼 때 숲의 주인에게 허락을 얻어야 한다."며 최근 진행 중인 앞산 관통 도로 공사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그러나 숲의 주인인 나무, 풀, 벌레, 바람, 새들은 사람들이 물어본다고 대답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달비골에 터를 잡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숲에 길을 내고 터널을 뚫어야 할 것인가 아닌가. 임 교사는 어린이들에게 "오늘 여러분들은 숲속을 둘러보며 답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했다.

▶ 달비골의 생태 조사

첫 번째 간 곳은 달비골에 오르기 전에 만나는 개울이었다. 더러운 물이 고여 냄새가 나고 생물이라고는 벌레 한 마리도 없었다. 길을 만들기 위해 시멘트를 덮는 바람에 햇볕이 모두 가려 그 아래는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장 심각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공사를 하기 전의 또 다른 개울을 찾았다. 그곳은 생명의 순환이 잘 되어 있어 작은 물고기와 다슬기, 개구리도 있었다. 불과 200m 사이를 두고 극과 극의 다른 환경을 만날 수 있었다.

임 교사는 자연 생물들의 특징을 설명했다. 잎맥 속에 긴 실이 들어 있어 밟아도 다시 살아나는 풀 질경이, 잎에 주름이 있는 조개풀이 길가에 자란다. 산딸기의 아기 나무는 잎이 넓고 크기가 큰 반면 어른 산딸기나무는 줄기가 땅에 누워있다. 아마도 어린 나무는 햇빛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빛을 많이 받을 수 있게 잎도 넓고 키도 높아졌고 생명력이 강한 어른나무는 땅으로 자라는 듯하다.

잎에 멍이 든 것처럼 보이는 곰앓이, 아기 똥의 색을 띠어 애기똥풀, 가시가 있는 며느리 밑씻게와 며느리 배꼽풀이 있다. 며느리 밑씻게는 줄기가 잎 아래 부분에 있고 며느리 배꼽풀은 줄기가 잎 가운데 있는 것으로 구별을 한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10개 정도의 돌탑이 쌓여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달비골에 터널이 생기면 이곳을 관통한다고 한다. 달비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누군가가 이곳이 없어지지 않길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쌓은 곳이란다.

두 시간 남짓 숲을 탐험한 아이들에게 임 교사가 "숲을 올라오며 본 풀, 나무, 벌레들의 보금자리인 이곳에 터널을 뚫으면 될까?" 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한마디로 "안 된다."고 외쳤다. 김상민(계성초 3년) 군은 "숲이 없다면 우리에게 좋은 공기도 주지 못하고 예쁜 풀과 나무도 보지 못하며 새들과 벌레들이 살 곳을 잃게 되기 때문"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임 교사는 10분 정도 빨리 달리기 위해 터널을 뚫어야 할지, 달비골의 숲을 보존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교육진행 : 아이눈체험교육원(www.ino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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