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여권 '헤쳐모여' 세 갈래 길

통합민주당에 이어 열린우리당에서도 반노(反盧-반 노무현 대통령) 혹은 중립적인 인사들의 추가 탈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범여권이 통합민주당, 열린우리당의 반노·중립 그룹, 열린우리당을 사수하는 친노(親盧-친 노무현 대통령) 그룹 등 3개 세력으로 갈라서고 있다.

김근태·정동영·문희상 등 열린우리당의 전직 의장 3명은 5일 성명서를 통해 "제3지대에서 대통합의 전진 기지를 만들어 나가는 데 모두 기득권을 버리고 동참해야 한다." 며 다음주부터 탈당 등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문 전 의장은 중립적인 당 지도부와의 교감을 통해 대통합을 위해 의원 10여 명과 선도 탈당을 계획했었다는 점에서, 이들 3명 주도로 시민사회 세력들과 함께 추진될 제3지대 대통합론은 열린우리당의 반노·중립 세력의 집단 탈당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정 전 의장 계보 인사들이 모두 합세할 경우 탈당 규모는 40여 명이 될 수 있다. 또한 통합민주당에 반대했던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내부의 비주류 인사들과, 오는 15일쯤 별도로 열린우리당을 탈당키로 했던 정대철 고문 등 일부 인사들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갈래로 나눠졌던 탈당 움직임이 한 쪽으로 합쳐지게 된 데는 김·정 전 의장의 선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당초 정대철 고문 측에 합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행 문제를 놓고 고민해 왔으며, 결국 당 지도부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범여권 통합문제와 관련, 세 확산에 나서고 있는 통합민주당 측에 맞서기 위해 대규모 세 규합이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인 김·정 전 의장의 경우, 민주당 박상천 대표 측에 의해 통합 배제대상으로도 꼽히고 있다.

이에 맞서 김 전 의장은 5일 강연을 통해 박 대표는 물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통합에 참여시키기 어렵다."고 밝힘으로써 역배제론을 제기했다. "노 대통령 그룹과 박상천 대표는 후보단일화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두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이 중심이 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합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던 것.

친노 세력 등 열린우리당 사수파들은 양측의 세력화 움직임을 모두 비난하고 있다. 대선주자인 김혁규 의원은 "박 대표의 (배제론) 행태에 가장 분노했던 김 전 의장이 또다시 누군가를 배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투성이"라고 비판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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