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아 정기검진은 왜 안받지?…9일은 '이의 날'

9일은 '이의 날'이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치아건강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78세. 반면 건강수명은 68세이다. 즉 대부분 사람들이 숨지기 전 10년 동안 노환이나 지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치아에 문제가 있어 잘 씹지 못해 소화 장애를 일으키거나,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 '2080'이란 말이 있다. 80세까지 최소한 20개의 자연치아를 잘 보존하자는 뜻이다. '2080'을 이루려면 젊었을 때부터 치아 관리를 살뜰히 해야 한다.

◆1년에 한 번은 치과 검진

늙어서도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려면 전신 건강과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사람의 몸을 자동차에 비유하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지만 자동차는 정기적으로 점검받으면서 정작 소중한 자신의 몸을, 치아는 소홀히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치과에서 정기검진을 받으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어리석음을 막을 수 있다.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치아가 조금씩 들떠 흔들리거나, 입안에서 냄새가 나는 등의 경고 증상들을 무시하면 큰일을 겪게 되며, 돈도 많이 든다.

◆치주질환의 원인 치태

성인들이 치아를 뽑게 되는 원인 가운데 70% 이상은 치주질환(풍치) 때문이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치아 바깥면의 세균막인 치태. 치태를 잘 없애는 것은 치아우식증(충치)과 치주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사람들은 치태를 없애기 위해 매일 칫솔질을 한다. 그런데도 충치나 잇몸병이 생긴다. 왜 그럴까? 칫솔질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칫솔질만으론 치태 제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치과의사들이 칫솔질 이외에 추가적으로 권장하는 치태관리법이 있다.

◆효과적인 치태 제거법

치과에 가면 '치태관리'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치과에서 물리적 기구를 이용해 모든 치아, 특히 치아와 치아 사이의 치태나 치석을 없애주는 시술이다. 1회 시술의 경우 칫솔질하는 것보다 50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통 칫솔질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 장기 입원 환자, 장애인, 교정이나 보철을 한 사람, 비싼 임플란트를 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와 함께 치아에 불소를 발라주면 시린 이나 충치 예방에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치간 칫솔과 치실

치간 칫솔과 치실을 사용하자. 치아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치간 칫솔이나 치실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포기해 버리는 일이 많다. 거울을 보면서 정확한 각도로 사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익숙해질 것이다. 치간 칫솔은 치아 사이를 청소하는 보조도구이다. 치아 사이의 크기에 따라 SS, S, M, L의 4종류가 있다. 틈새가 작은 곳에 큰 치간 칫솔을 끼우려다 보면 잘 들어가지 않고 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치실은 이쑤시개 대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치실을 자주 쓰면 치아 사이가 더 벌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구강세정제

아직 우리나라는 흔치 않지만 선진국에서는 구강세정제를 치약처럼 자주 쓰고 있다. 칫솔질 등과 함께 구강세정제로 30초씩 하루 2회(각 5~10㎖) 입 안을 헹궈내면 치약을 쓰는 것보다 치태 제거가 더 잘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고 구강세정제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뭐니 뭐니 해도 칫솔질은 기본.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칫솔질을 한 뒤 바로 구강세정제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구강세정제의 일부 성분은 치약 내 포함된 성분들의 활성을 억제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 따라서 구강세정제는 칫솔질을 한 뒤 30분쯤 지나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송근배 경북대 치과대 예방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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