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성 갱년기 극복] ③발기부전

쉬쉬 말고 병원 문부터 두드려라

고개 숙인 남성들이 많다. 예전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발기부전이 크게 늘고 있다.

발기부전은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발기가 충분히 되지 않거나, 일단 발기가 되더라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 성생활의 4분의 1 이상일 때를 말한다.

1994년 미국에서 40~70대 남성 1천45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52%가 발기부전을 경험했다고 하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표본 지역(정읍)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결과가 비슷했다.

◆섹스엔 관심 높고, 문제는 쉬쉬

40세 이후의 성생활에 대한 세계적인 연구(29개국, 40~80세 남녀 2만 7천500명, 국내서 1천200명 참가) 결과에 따르면 '인생 전체에서 섹스는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중간 이상'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이 70%인데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87%나 됐다. 특히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96%가 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신의 성적 문제에 대해 의사에게 물어봤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세계 평균이 9%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에 그쳤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성적인 문제로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을 주저하거나 꺼린다. 그러면서도 일부 사람들은 효능이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자양강장제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발기부전 왜 생기나?

정상적인 음경의 발기 과정은 이렇다. 우선 시청각, 후각, 미각, 연상과 같은 성적 자극이 오면 뇌에서 부교감신경을 타고 음경으로 전달되는데, 신경말단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음경발기조직을 이완시킨다. 이런 상태에서는 동맥혈이 급격히 유입되고 음경 내에 가득 차면서 음경으로부터의 정맥혈 유출은 차단돼 음경이 단단하게 발기한다.

발기 부전의 요인은 크게 정신적인 문제와 기질적인 것으로 나뉜다. 기질적인 문제는 동맥, 신경, 음경해면체 등의 문제, 호르몬과 관련된 문제 등으로 인해 생긴다. 여기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그리고 여러 가지 약물의 부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치료는 이렇게

발기부전 검사나 치료법은 환자의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 발기부전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치료방법은 비슷하나, 환자나 의사가 원하는 치료 목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면담과 함께 다양한 설문지를 통해 환자의 발기부전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심인성 요인의 발기부전'으로 추정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아침 발기'가 있고 ▷40세 이하의 젊은 남성에서 갑작스럽게 발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지만 상황(장소나 시간, 파트너)에 따라 문제가 생기는 경우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등이다.

발기부전은 1970년대 이전까지는 90% 이상이 정신적 또는 심리적인 문제라고 여겨왔고, 기질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돼도 구체적인 치료법이 없었기 때문에 주로 정신치료에 의존했다. 70년대에 들어와서는 음경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이 시작됐고, 80년대에는 진공압축기를 이용하는 방법과 함께 음경 안에 혈관활성물질을 주사하는 방법이 유행해 현재까지 많이 쓰이고 있다. 90년대 들어서 이전의 남성호르몬 주사가 먹는 약제로 바뀌면서 간편하게 됐고, 먹는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가 등장하면서 발기부전 치료의 혁명이 시작됐다. 비아그라 뒤에 '레비트라', '시알리스', '자이데나', '야일라' 등이 등장했다.

치료는 이렇게 한다. 우선 발기부전의 진단 뒤 조절 가능한 위험인자와 정신적 요인을 없앤다. 또 평소 사용하는 약물에 따른 것이라면 약물을 바꾸거나 빼고, 남성호르몬이 줄어든 경우에는 보충해주며, 교정수술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이를 교정해주는 '1단계 과정'을 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본격적인 발기부전 치료법을 사용한다. 여기에는 먹는 약물, 요도 내 주입 약물, 음경해면체 내 주사요법, 또는 음경진공압축기구 등을 쓴다. 그래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마지막 단계인 혈관수술이나 음경 보형물 삽입수술을 받게 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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