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으뜸농장] (26)의성 미래농원

▲ 농장주 조용일 씨가 농장 방문객들에게 미래농원과 사과나무를 설명하고 있다.
▲ 농장주 조용일 씨가 농장 방문객들에게 미래농원과 사과나무를 설명하고 있다.

"처음 산을 개간할 때에는 너무나 깊은 산골이어서 하루 종일 사람 구경 못할 때도 많았지요."

의성군 가음면 선암산 중턱 해발 450m에 위치한 미래농원. 지금은 농장 앞까지 도로가 났지만 농장을 처음 일구던 2001년만 해도 인적은커녕 길도 없는 깊고 깊은 산중이었다고 농장주 조용일(46) 씨는 말한다.

대학 졸업 후 13년간 근무했던 농협에 사표를 던진 조 씨는 오랫동안 가져왔던 과수에 대한 꿈을 펼치게 됐다. 우선 경북에서도 내륙인 의성, 의성에서도 산골인 선암산의 바위투성이 야산을 개간해 7천여 평을 과수원으로 조성했다. 일교차가 심하고 공기가 맑은 청정지역, 즉 해발이 높은 산중에서 상품성 좋은 사과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이때 하도 악착같이 일해 '독일병정'이란 별명을 갖게 됐다.

여기에 키 낮은 사과나무를 심었다.

"인생을 살면서 선택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는데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조 씨는 당시만 해도 과수농들이 고개를 내저었던 게 키 낮은 사과원이었지만 과감히 이 신기법을 선택한 것이 성공의 한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품종은 여러 종류의 조생종부터 중생종, 만생종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게다가 묘목상에서 업자들 말만 듣고 묘목을 구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의성군 농업기술센터에 자문해서 과수원의 지리적 환경과 여건에 맞는 묘목을 선택했다.

또 지하 140m의 관정을 뚫은 뒤 과수원 전역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농원 한쪽에는 퇴비사를 지어 우분, 참나무 수피, 왕겨, 미생물을 섞은 퇴비를 만들었고, 농약 대신 치기 위해 액비 제조기도 구입해 친환경 사과 생산에 나섰다.

이 같은 노력으로 미래농장의 꿈동이사과는 굵기나 색깔, 당도면에서 좋고 저장성 또한 뛰어나 상인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조 씨는 밝혔다.

지금 농장 규모는 2만 1천500여 평, 연간 3천여 상자(15kg 기준)의 꿈동이사과를 생산해, 1억 6천만 원 정도의 조수익을 올린다.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생산이력 시범 농가에 선정되면서 백화점 납품 길을 뚫었고 전자상거래, 경북능금농협 출하 등을 통해 나머지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조 씨는 "미래농원 주변 계곡과 산에는 철마다 꽃이 피고 단풍이 지고 눈이 내린다. 유유히 흐르는 계곡 물소리와 병풍처럼 늘어진 산자락을 바라볼 때 한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사과나무와 함께 듣는 오후의 음악 방송이 너무나 좋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또 "미래농원을 조성한 지도 이제 6년이 지나면서 사과나무도 쑥쑥 잘 자라고 있고, 수확량이 늘면서 연간 소득도 해마다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도시인들과 함께 하는 체험 관광농원을 만드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자신의 뜻을 내비쳤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