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퇴직연금, 주식 활황 덕 '톡톡'

지역 235곳 도입…근로자 임금 안정

주식시장이 지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줄 퇴직금을 매월 적립식으로 금융상품에 투자, 운용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고스란히 근로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의 '퇴직연금'이 주식시장의 활황을 맞아 큰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1위인 농협. 농협이 운용하고 있는 퇴직연금 가운데 주식형 상품은 지난달 말 현재 최고 26.63%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수익률'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올 들어 농협에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급증, 지난해 말 2천878명이었던 농협 대구지역본부의 퇴직연금 가입자수는 지난달 30일 현재 3천346명(60억여 원)으로 올들어 다섯 달 새 16.2%나 늘었다.

농협은 지난달 25일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퇴직연금 판매고가 1천억 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에는 확정급여형(퇴직연금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는 것)과 확정기여형(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 운용수익에 따라 퇴직연금을 주는 것)이 있는데 농협의 경우, 전국적으로 확정기여형(450억 원)이 확정급여형(383억 원)보다 판매실적이 더 많다.

농협 대구지역본부 김병순 차장은 "대구지역의 경우, 보수적인 성향이 많아 아직까지는 확정기여형보다는 확정급여형이 많다."며 "하지만, 주식시장의 활황세 등 금융시장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최근엔 확정기여형 상품 희망자도 늘고 있다."고 했다.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퇴직연금'을 도입한 경북 경산의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는 직원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 민훈기 총무부장은 "근로자들 스스로 주식형이나 채권형, 혼합형 등을 선택하도록 했는데 도입 이후 반응이 좋다."며 "운용 수익이 늘어난 만큼 퇴직 이후 연금을 더 받게 되는 것이어서 노후에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노동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대구경북지역에는 235곳의 사업장에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증권 대구중앙지점 배형근 과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퇴직금을 적립해놓지 않는 사례가 많아 기업이 갑자기 도산하면 근로자들은 퇴직금 한푼 받지 못한 채 '빈손'으로 나가야 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회사 밖에 퇴직금이 예치되는 셈이어서 근로자의 임금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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