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건표의 스타토크] 배우 박해미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녹화장은 늘 즐겁다. NG 중간 중간에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는 누가 시청자고 배우인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렇게 분위기를 띄우는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배우 박해미씨다.

그녀는 시종일관 특유의 즐거운 표정과 활기찬 목소리로 분위기를 이끌어나간다. '오~케이'를 연발하는 며느리 역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녀. 녹화 중간에 짬을 내어 대기실 복도에서 인터뷰를 했다. 박해미 씨는 "'오~케이'는 유행어로 전혀 계획되지 않았던 대사"라고 했다. 유행어라는 것이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지만 그녀의 경우 캐릭터상 '오~케이'를 즐겨 말한 것 뿐인데 유행어가 됐다고. 하긴, 한쪽 눈을 반쯤 감고 엄지'검지를 모아서 유쾌한 표정으로 '오~케이'를 외치는 그녀를 보면 스트레스도 확 날아간다.

이런 그녀의 인기가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은 아니다. 이화여대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연극이 좋아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전전하며 무명 생활을 계속했던 그녀. 그러던 중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2004년 수백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맘마미아의 주인공 '도나'역을 맡은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그녀의 이름은 유명해졌다. 드라마 '하늘이시여'의 악역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결국 시트콤 '하이킥'으로 20년 무명의 아픔을 거침없이 던져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무대를 사랑하고 아끼는 연극인 박해미다. "계획이 너무 많아서 탈이에요.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요. 앞으로 오페라 '카르멘'을 뮤지컬로 만들고 싶어요." 방송에서 뜨고 나면 바쁜 스케줄 때문에 오랜 시간 준비가 필요한 연극 무대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은 법이지만 그녀는 끊임없이 무대를 생각하고 있었다. "무대를 잊을 수는 없죠. 오히려 무대는 제 삶에 있어 커다란 행복이자 에너지를 얻는 원동력이에요."

그녀는 대구와 인연이 깊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오페라하우스에서 장기 공연에 들어가면서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얼마 전 출연했던 뮤지컬 'I DO, I DO' 역시 대박이었다. 기세를 몰아 제 1회 대구뮤지컬 페스티발에 홍보대사까지 맡았다.

"대구 시민들에게 너무 너무 감사하죠. 대구는 뮤지컬 도시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에요. "

홍보대사로서 대구사랑 '오~케이'다. "처음에 대구에서 공연하면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관객 분들 수준도 높고 관람하시는 분위기도 넘 훌륭했고요. 대구는 뮤지컬 도시로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도시에요. 뮤지컬 전용 극장을 만들고, 창작 뮤지컬 등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는데 중점을 둔다면 충분히 세계적인 뮤지컬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스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한다. "저에게 스타는 무의미해요. 배우라는 직업은 경계가 없이 사람을 숙연하고 순수하게 만들죠. 앞으로 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고서 시청자들이나 관객들한테 더욱 솔직하게 다가서고 싶어요. '하이킥'에서 배우로서 성공은 제자신이 더욱 성숙해 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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