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풍경이 더 쾌락하다/ 김용화 씀/ 북랜드 펴냄
삼국사기보다 삼국유사가 더욱 재미있는 것은 아마도 일연이 손수 담은 단군 신화를 비롯한 온갖 설화 때문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는 분야는 정설이나 정사보다는 뒷풍경 이야기이다. '예술인과 인물들에 관한 사사로운 이야기'를 부제로 하는 이 책은 지은이가 "단지 기존에 떠돌던 뒷얘기들을 기록해 두었다가 살을 덧붙여 정리한 것"이다.
독자들의 항의로 신문 연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이상의 '오감도' 이야기, 강연에 모인 친일 승려를 '똥보다 더 더러운 놈들'이라고 했다는 한용운의 일화 등 한국 인물의 뒷풍경이 먼저 소개된다. 그리고 피카소가 사산아로 오인당하여 죽을 뻔했지만 삼촌이 내뿜은 담배 연기에 기침을 해 살아났다거나, 에디슨이 전기 사업 경쟁자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전기 의자를 발명했다는 등의 외국의 사례도 알려 준다.
지은이는 일화마다 자신의 생각을 붙여 넣는다. 그리고 "독자들이 흥미로운 사건을 알고 나서 문학이나 예술에 더 깊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288쪽. 9천 원.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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