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끝난 드라마 '고맙습니다'에서 '미스 송'으로 출연,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탤런트 전원주. 연기인생 43년을 맞은 그녀가 무명의 설움을 딛고, 사랑받는 연기자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데엔 그녀 특유의 웃음이 큰 역할을 했다.
교사, 성우를 거쳐 탤런트가 된 전원주는 첫 배역부터 30년이 넘도록 가정부 역할만 해야 했던 남모르는 설움이 있었다.
탤런트를 그만둘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던 어느날 밤. 전원주는 시장에 갔다 장사하고 번 돈을 세는 아주머니 한 명이 시장이 떠나갈 듯 유쾌하게 웃어대는 것을 들었다. "그 웃음을 듣는 순간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 웃고 살자'고 굳게 결심했다."는 게 그녀의 회고다.
그 다음 날부터 매일 집에서 거울을 앞에 놓고 시장의 그 아주머니처럼 웃는 연습을 했다. 아들이 "귀신 나올 것 같아."라고 했지만 미친 듯이 웃어제쳤다. 10일 만에 웃음 소리가 시원하게 터져나왔다.
얼마뒤 방송국에 들른 전원주는 '연출자들한테 약이나 올려주자.'는 생각에 연출자들 20명이 모인 대기실에 들어가 갑작스럽게 "와하하하~~~" 하고 사무실이 떠나가라고 웃어주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다. 그 후 새 드라마를 방송하게 되었는데 조연 중 한 명으로 발탁되었다. 시골의 순박한 아주머니 역할이었는데, 시골 아줌마들은 목소리도 크고, 웃음도 잘 웃어야 하는데 연출자들이 혼비백산하도록 웃어제쳤던 그날의 전원주를 인상깊게 기억해뒀다 캐스팅한 것. 그 드라마가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였고, 특유의 웃음을 통해 그녀는 확실하게 '떴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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