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한 정치권…노대통령 원광대 발언 반발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원광대에서 행한 문제의 발언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신중한 입장을 취한 반면, 정치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앙선관위는 공식반응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인상을 줄 경우 헌법기관 간 충돌을 빚는 양상으로 비쳐져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의식한 것 같다.

중앙선관위는 일단 노 대통령의 원광대 강연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 연설에서는 특정정당을 지목해 '집권하면 끔찍하다.'는 식으로 말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로 판단했다."며 "그러나 오늘 발언은 특정후보의 정책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치권은 들끓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거중립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결정이 나온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노 대통령이 또다시 노골적인 대선 개입과 선거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 정말로 끔찍한 대통령"이라며 "개인으로서의 정치적 자유가 그렇게 소중하다면 대통령의 직위를 벗어버리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노 대통령 입장에서는 선관위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을 수 있으나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은 또 다른 정치적 논란과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 신중하게 접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 대변인은 그러면서 대통령의 정치활동을 보장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과 대통령의 선거 중립을 규정하고 있는 선거법의 상충문제를 제기하며 이러한 법논리 충돌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장시간 회의 끝에 내린 결론이고, 여론조사 결과도 대다수가 대통령의 승복을 바라는 것으로 나왔다."며 "노 대통령은 이제 선관위 결정에 승복하고, 공정한 대선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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