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경기는 방황하던 제 인생을 바로 잡아준 은인입니다."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를 잃은 장애인이 3차례나 철인3종 경기를 완주해 '인간승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주인공은 절단장애 4급의 이준하(32·포항 송도동) 씨. 그는 지난 3일 통영 도남관광단지에서 열린 제 16회 트라이애슬론 아시아선수권대회 동호인부문에 출전해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3시간 55분 49초 만에 완주, '철인' 자리에 오르면서 장애는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 씨는 이날 의족 없이 수영을 한 뒤 다시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차고 사이클과 달리기를 마쳤다. 한쪽 다리 없이 헤엄을 치고 의족을 차고 자전거 타기와 달리기를 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본 주위 사람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 씨는 지난 1993년 고2 때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로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었다. 한창 민감하던 청소년 시기에 한쪽 다리를 절단한 뒤 방황도 많이 했다.
그러다 3년 전부터 대구에서 철인경기 동호회 X아이언맨 동호인으로 활동하는 매형의 권유로 철인 경기에 눈을 뜨게 되면서 그의 인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지난해 5월 대구시장배 대회를 처음으로 철인3종 경기 도전을 시작, 5차례 도전 중 3차례 완주라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그의 최고 기록은 3시간 43분으로 일반인 못지 않지만 3시간 30분을 깨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을 하고 있다.
비장애인이었다면 철인 경기의 매력에 빠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 씨는 지금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인생의 큰 복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 장애를 겪으면서 비로소 장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용기와 자극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산 진량 출신으로 대구보건대를 나와 현재 서울의과학연구소 포항고객지원센터 소장으로 일하는 그는 "앞으로 장애인체전에 포항 수영대표 선수로 나가고 싶다."며 "또 마음이 따뜻하고 대회 때 함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며 웃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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