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기질 탓에 가족으로부터 외면받아 온 대구의 아버지들이 상담 교육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9일 대구시종합복지회관 평리별관에서 종강된 '앗싸! 아버지' 집단교실을 수료한 김상철(40·대구 북구 대현2동) 씨는 "요즘 아버지로 다시 태어난 느낌"이라며 좋아했다. 김 씨는 또래에 비해 성장이 늦은 하나뿐인 아이(초교 3년)가 자신에게 무관심해 애를 태웠으나 집단교실에서 배운 대로 아이의 눈 높이로 생각하고 대화하면서 친하게 되었다는 것. 김 씨는 "교육을 통해 지금까지 아이와의 대화가 동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지시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고치면서 집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집단교실 수료생 김영철(45·대구 달서구 송현1동) 씨는 상담 교육을 받은 후 가족으로부터 사랑받는 아버지가 됐다고 했다. 초·중·고에 다니는 아이 셋을 둔 김 씨는 "자신이 아버지에게 배운 '안돼, 그만해'라는 방식의 훈육으로는 아이들의 신뢰를 받을 수가 없었다."며 "가족에게 권위를 세우고 사랑받기 위해 일상 생활에서부터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씨는 쉬는 날 TV를 보거나 빈둥대는 시간을 줄이고 컴퓨터를 거실로 옮기는 등 생활 환경의 변화를 주면서 아이들도 크게 달라졌다는 것. 또 다른 수료생 김모 씨는 밤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고교생 아이에게 "오늘 뭐했느냐."며 스트레스를 주곤 했는데 이제는 "고생했다."는 말로 격려를 하게 됐다고 변화상을 소개했다.
아버지를 대상으로 하는 상담 프로그램, '앗싸! 아버지' 집단교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종합복지회관이 아버지를 대상으로 대구에서 처음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10여 명으로 출발한 후 의미 있는 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강의를 맡은 전미순 종합복지회관 심리발달센터 실장은 "아버지를 상대로 한 첫 시도라 수강생이 많지 않았고 일 때문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호응도는 어느 프로그램보다 높았다."며 "수강생들의 아내가 되는 여러 어머니들이 '남편이 변해 가족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전 실장은 "가정에서 자녀와 갈등을 겪고 사회에서 연장자가 돼 '제2의 삶'을 생각해야 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년의 가장들을 돕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창의적 문제해결 유형검사', '자아분석' 등 성향 검사와 상담으로 아버지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14주 과정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씩 교육이 실시된다. 종합복지회관은 이달 중으로 '앗싸! 아버지' 제2기 수강생을 모집, 7월 초에 개강할 예정이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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