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평가원 모의평가를 치른 고3 수험생들은 마음이 착잡하다. 3, 4월에 치렀던 모의고사와는 여러 면에서 달랐기 때문이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한다는 데서부터 출제경향, 문제 구성, 난이도 등이 달라진 점, 재수생들과 처음으로 함께 치른다는 점 등 부담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실제 수능 점수와 직결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그러나 평가원 모의평가도 실제 수능을 앞두고 치르는 연습일 뿐이다. 모의평가 성적이 좋지 않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고, 평소보다 조금 잘 나왔다고 우쭐해서도 안 된다. 단, 앞으로의 수능 준비와 수험 전략을 세우는 자료로서는 더없이 훌륭하다. 이번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과 학습 대책, 성적 활용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 영역별 출제경향 및 대책
◆ 언어
▷출제경향=올해부터는 문항 수가 50문항으로 줄어들고 시간도 80분으로 단축되므로 시간 안배가 대단히 중요해졌다. 아울러 등급 간 구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난이도 높은 문제들이 출제되고 문제 구성이 달라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문은 작년 수능과 마찬가지로 문학 4개, 비문학 6개 등이었으며 2003학년도 이후 계속 출제되고 있는 희곡 작품이 이번에는 분리돼 실린 게 특이하다. 비문학은 난해한 개념이나 용어들을 통해 지문의 변별력을 높였다.
▷대비책=시간이 단축된 만큼 지문의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글의 구성 방식이나 문학 작품의 감상 방법 등에 대한 지식을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 수능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한편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노력도 꾸준히 해야 한다. 어휘와 어법 문항은 올해도 많이 출제돼 중위권에서 상당한 변별력을 가질 전망이므로 문법, 국어생활 등 교과서를 중심으로 꼼꼼히 정리해야 한다.
◆ 수리
▷출제경향=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 모두 많아졌다. 문항의 난이도가 다양해졌다는 의미다. 쉬운 문제의 경우 계산의 양이 적어지고 개념에 대한 이해만 정확하면 간단하게 답을 낼 수 있는 유형이었다. 수리 가에 비해 나형이 어렵게 출제된 점, 이해와 추론 능력을 묻는 문제가 강화된 점 등에 유의해야 한다. 가형, 나형 공통으로 알고리즘을 구하는 수열문제(16번)와 규칙성을 찾는 수열의 극한(17번)이 어렵게 출제되었다.
▷대비책=자연계에서 나형으로 교차응시하는 수험생이든, 인문계 수험생이든 올해 수리 대비는 예년보다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풀이 기술이나 계산능력보다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확장해 상호연관성을 파악하는 데 학습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순히 많은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 고득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 외국어
▷출제경향=이번 모의평가에서 가장 평이하게 출제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수능과 출제 유형, 난이도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어 수험생들이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어법과 어휘가 2문항씩 출제된 점, 어법은 문장 전체 구조 파악 능력과 관련된 요소를 다룬 점 등도 마찬가지였다. 독해 지문이 다소 길어 시간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참신한 소재의 글들이 다수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대비책=외국어는 한꺼번에 많이 공부하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학습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듣기와 말하기는 감각을 잃지 않도록 매일 문제풀이를 하는 것이 좋다. 어휘와 어법에 대비하기 위해 기출문제와 실전 문제를 충분히 풀면서 지금까지 다룬 문법과 어휘를 빠짐없이 정리한다. 어렵고 깊이 있는 문제를 푸는 훈련도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내용과 시사적인 내용에도 적극 대비해 두는 것이 좋다.
◆ 사회탐구
▷출제경향=윤리에서는 서양 사상에 비해 동양 사상과 관련된 문항이 다수 출제되었고, 역사 교과에서는 문제 파악 및 인식 문제의 비중이 높았다. 지리는 자료를 분석하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었는데, 한국 지리에서는 특히 지형도를 다룬 문제가 다수 포함되었다. 법과 사회는 교과 내용을 다양한 자료를 이용하여 실생활에 응용하는 문제들이 많았으며, 경제에서는 자료 분석 문제, 특히 그래프가 제시된 문제가 많았다. 경제에서는 교수-학습 장면, 사회·문화에서는 서술형 평가 문제나 논술 경시 대회 등이 이용되어 소재나 형식면에서 새로운 문제가 다수 출제되었다.
▷대비책=수능이 등급제로 바뀌는 올해의 경우 특히 난이도가 높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학생들은 교과의 기본 내용을 충실히 학습하는 한편 교과와 관련 있는 시사적인 문제들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 제시 자료가 실생활과 관련된 형식으로 다양해지는 추세인 만큼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자료를 통해 학습의 폭을 넓혀야 한다. 과목 선택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번 모의평가를 계기로 선택 과목을 정하고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과학탐구
▷출제경향=2007 수능과 유사하였으며 교과서의 소재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탐구적인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험의 중요성을 고려한 문항들이 출제되었다. 탐구 요소 면에서 보면 자료 분석형과 기본적인 사전 지식과 사고력을 요하는 개념 이해 및 적용에 해당하는 문항의 출제 비율이 높았다.
▷대비책=과목별로 개념을 정확히 확립한 후 다양한 문제를 반복하여 풀어봄으로써 응용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단원에서 중요시되는 기본 지식들을 확실히 이해하고 암기해야 하며, 사전 지식을 주어진 상황에 맞게 적용시킬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 활용 대책
◆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라
이번 모의평가에는 3, 4월 모의고사와 달리 재수생까지 참가했기 때문에 올해 수능시험과 응시 인원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자신의 객관적 실력을 파악하는 데 최적의 기회로 올해 수능 결과를 예측하는 중간 단계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수험생들은 이번 평가에서 드러난 자신의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학습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 과목별로 자신의 학습 방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향후 어떤 쪽을 보완해야 할지 등 학습 전반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잘못된 학습 방법은 과감하게 고치고 영역별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계획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수시 지원 전략에 활용하라
이번 모의평가 결과는 앞으로 입시 전략을 세우는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6월 말까지는 기말고사를 준비해야 하고 다시 방학 학습으로 이어가야 하지만 수시 지원 여부는 지금쯤부터 고민해야 한다. 모의평가 결과와 내신 성적을 차분히 비교하며 2학기 수시에 지원할지, 지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수시모집 인원이 절반 정도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수시에 지원한다는 생각을 갖되 정시모집 문도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모의평가 결과가 내신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험생은 수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 여름 학습 전략을 세워라
모의평가를 치른 뒤 수시모집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기말고사나 수능 준비에 집중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1학기 수시의 경우 규모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에 꼭 맞는 유형의 수험생이 아니라면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 2학기 수시 지원 때까지는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수험생활은 지금까지와 달리 집중력이 떨어질 상황이 훨씬 더 많아진다. 연초 혹은 학기초에 야심차게 출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를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습 생산성이 떨어지는 시기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이런 측면에서 모의평가 결과는 자신의 과목별 성적을 총체적으로 평가, 점검해서 이후의 학습을 준비하고 출발하는 데 최고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