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전국기능경기대회 금·은·동 12회 수상자 지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수지도, 지역 최초 수능 직업탐구영역 출제위원, 지도 학생마다 CAD자격증 100% 취득….'
경북기계공고에서 9년째 기계 제도(CAD)를 가르치고 있는 김종구(48) 교사에게 붙는 수식어는 한 줄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오죽하면 그가 가르치는 학생이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면 무슨 메달이든 따 온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을까. 김 교사는 대학에서 CAD를 전공한 후 기업체에서 6년간 근무하다 교사의 꿈을 안고 이직해 달서공고, 경북기계 공고에서 16년째 교직 생활중이다. 그런 그였지만 만나자마자 전문계고에 대한 걱정부터 토로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반계와 전문계고 비율이 5대 5 정도 됐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 전문계고는 학생 유치가 가장 큰 고민일 정도로 위축됐어요." 화이트 칼라 업종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전문계고 지원 학생들의 입학 성적도 갈수록 떨어졌다는 것.
전문계고에 대한 오해가 전문계 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답답함도 이어졌다. "실제 중학교 때 성적이 70~80%인 학생들이 전문계고로 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등생이 있고, 대학 합격도 하고, 대학 졸업자들도 구하기 힘든 직장에 취업합니다."
그는 공고생들이 성취도 면에서 떨어진다는 편견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CAD 경우 수학적 사고와 장기간에 걸친 높은 전산 능력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현장 업체에서는 숙련된 인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를 정도라는 것.
김 교사는 침체된 전문계 교육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밀기계과를 담당하는 그는 요즘도 거의 매일 방과후 '기능특활반'을 맡아 CAD 분야에 소질이 있는 1~3학년생 20명에게 과외 지도를 하고 있다. 일종의 마스터 클래스인 셈. 저녁은 학교 식당에서 함께 해결한다. 별다른 대가는 없지만 그는 학생들이 커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가 소개한 한 제자의 사례. "소년가장이었어요. 늘 자신감이 없어 보였는데 저와 3년간 CAD 공부에 밤낮 없이 죽자사자 매달렸죠. 그 친구가 2년 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해 은상을 탔죠. 현재는 수원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업체 측도 공대 졸업생보다 실력이 낫다고 평가하더군요."
그는 일반계고 학생들에 비해 빠른 진로 설정이 전문계고 학생들의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3년 동안 자신의 전공 실력만 잘 닦아도 30대 CEO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남들 대학가서 4~7년 동안 배우는 것을 고교에서 다 배울 수 있으니까요."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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