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기 과외·바가지 학습지 '조심'

"일시불 결제 주의"…학습지 업체 "운영체계 달라"

과외 알선 업체가 돈을 챙긴 뒤 잠적하고, 한 유명 학습지는 대구·경산에서만 3배 이상의 수강료를 받는 등 과외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의 한 과외업체 대표가 돈을 챙긴 뒤 잠적하면서 과외를 시키려던 학부모뿐 아니라 과외교사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최근 열흘 사이 대구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과외 피해 신고는 30여 건으로 과외교사 파견업체에 대한 피해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외교사 파견업체인 ㄷ사는 현재 연락이 끊겼고, 지난 3개월 동안 사무실 월세를 내지 않고 있다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액은 100만~200만 원 정도로, 대부분 현금 일시불 또는 카드 일시불 결제 등으로 치른 상태여서 구제 방법마저 없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양순남 대구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장기간 과외업체와 계약하려면 되도록 현금이나 카드로 일시불 결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영어 학습지 중 전국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ㅇ영어교실이 대구와 경산에서만 수강료 체계를 달리해 이 지역 회원들이 3배 이상 높은 수강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나 불만을 사고 있다. 정선경(37·여) 씨는 "다른 지역에선 교재 한 권당 3만 원의 비용을 내고 교육을 받는데 대구에선 교재 수에 상관없이 10만 원의 월정액을 내고 있다."며 "내로라하는 학습지 대기업에서 특정 지역에 대해 유독 수강료 체계를 달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학습지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구와 경산에서만 교재 수에 상관없이 10만 원의 월정액을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엄마랑 아기랑'이란 카페에는 회원들의 불만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회원들은 "학원도 아니고 같은 교재를 쓰는 학습지의 수강료가 다른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본사 등에 확인해보니 교재당 수강료와 2주에 한 번 방문 등 다른 지역과 똑같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 학습지 본사 측은 본사와 상관없는 대구·경산의 지역교육센터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구·경산 지역교육센터 사장들이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자체 '월정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본사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월정액 시스템을 전혀 도입하지 않고 있는데 대구와 경산의 25개 지역교육센터가 협의회를 구성, 별도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 경산의 지역교육센터 관계자는 "다른 지역은 2주에 한 번 방문하지만 대구는 주 1회씩 방문하고, 교사 연수 역시 3개월 세미나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어 인건비가 더 든다."며 "현재로선 본사 수강료 체제나 가격을 낮추라는 조정안을 따를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태진·정현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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