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은 대구 수성구 지산지점 9명의 직원 가운데 5명을 빼내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지점을 내기로 했다. 직원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간 지산지점은 지점장 자리도 없어지고 수성구 범어지점장이 겸임한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지산지점이 주 영업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지산·범물 지구는 고객 예탁자산이 정체상태에 놓였다."며 "지산·범물 지구에 사는 '고객들'이 다른 아파트 단지로 상당 부분 이동하고 있는 때문으로 보이며, 새 아파트가 대거 집중되는 월배지역이 성장지역으로 판단돼 영업역량을 이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배지역은 2010년까지 신축아파트만 2만 4천여 가구가 몰리면서 '알짜 고객'이 집중될 것으로 우리투자증권은 기대했다.
대구의 '돈'이 새 아파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때문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면서 찾는 이들이 폭증하고 있는 증권사와 은행도 '돈의 흐름'에 맞춰 앞다퉈 이삿짐을 꾸리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금융기관 집적지였던 대구 달서구 7호광장 네거리. 하지만 이곳에 있던 증권사 2곳(삼성증권 및 대우증권)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새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는 죽전네거리로 이동했다.
7호광장네거리 인근의 한 금융기관 직원은 "실적 하락세가 눈에 띌 만큼 돈의 흐름이 신규 아파트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며 "'7호광장네거리 시대는 끝났고, 최고급 아파트인 대우 월드마크웨스트엔드 등이 잇따라 신축되는 죽전네거리 시대가 시작됐다.'는 말이 대세가 됐다."고 했다.
은행권도 사정은 마찬가지.
수협은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고속터미널 옆 시대를 접고, 수성구 달구벌대로 시대를 열기로 했다. 수성3가 달구벌대로변 신성가든 자리에 신축되는 11층짜리 건물에 입점하기로 한 것.
남종규 수협 경북영업본부장은 "대구의 '돈' 중심이 신축 아파트가 밀집되는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으로 집중, 이곳에 경북영업본부를 둘 수밖에 없다."며 "시장의 중심으로 나오게 되면서 '수협'이 훨씬 돋보이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조만간 대구 중구 서성로지점을 폐쇄하고, 월배지구에 신설 지점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도심지 영업점 성과보다 신규 아파트단지 영업점의 성과가 더 뛰어난 것이 은행권 공통 현상이어서, 이 부분에 대한 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고 신한은행 본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도 황금동 등 대규모 신규 아파트단지가 들어온 동네에 지점을 개설,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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