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3년 중국에 당도한 영국의 조지 앤슨 제독은 "중국인은 식품을 조달할 때 무게를 늘리기 위해 오리나 닭의 뱃속에 돌멩이를 채워 넣는다"며 사기성을 지적했다. 심지어 중국인들이 보란 듯이 입고 있는 갑옷도 강철이 아니라 반짝이는 특수 종이로 만든 것이라고 냉소했다. 군함 센추리언호를 지휘해 희망봉을 돌아 홍콩'마카오를 거쳐 광저우항에 들어온 앤슨은 거친 항해로 많은 부하들을 잃는 등 탈진 상태였다. 게다가 중국 관리들의 푸대접에다 부하 장교가 강도를 당하고, 돛대를 도둑맞는 사건까지 일어나자 이성을 잃어버렸다. 1748년에 출간된 그의 여행기는 당연히 중국인에 대해 악의적이었고 신랄했다.
요즘 신문 들추기가 무섭다. 중국산 유해 식품과 가짜 고발기사 때문이다. 중국의 식당에서 사용하는 냅킨과 이쑤시개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어저께 보도는 충격적이다. 이 용품들은 우리 생활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어서 더욱 그렇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만들어낸 값싼 제품들이 지구촌 도처에 깔리는 요즘 이들 불량 제품의 폐해는 더 이상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갈수록 중국산에 대한 우리 소비자들의 인식이 '중국산 노이로제'라고 할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중국산 냅킨 이야기는 소름마저 끼칠 정도다. 생리대나 병원 거즈로 만든 것도 있다고 중국 현지 신문이 폭로했다. 또 사용한 이쑤시개를 수거해 물로 대충 씻어 다시 포장해 파는데 간염'결핵균은 물론 에이즈 바이러스까지 발견되고 있다는 보도다. 엔진 부동액 등에 사용되는 독성물질인 디에틸렌글리콜이 들어간 중국산 독성 치약이나 가짜 혈액, 가짜 포도주, 수천 마리의 고양이를 죽게 한 불량 펫푸드, 납 꽃게 등 그야말로 '엽기'가 따로 없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베이징시에 수도정신문명판공실(首都精神文明辦公室)이라는 기구까지 설치해 인민들의 위생'환경'공공질서 의식을 계몽하고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돈벌이에 목숨 건 '추악한 중국인'들이 존재하는 한 이 같은 엽기가 근절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중국인들이 벌이는 사기극이 자칫 中禍論(중화론)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둘러치는 데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리 악덕 업자들이 이런 못된 것을 배우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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