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시작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등록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두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결과 승복" 약속이다. 등록을 마친 뒤 각각 기자회견을 가진 두 사람은 "경선에서 지면 무조건 승자에게 최대한 협력하겠다"(이 전 서울시장) "불복하면 정치를 할 자격이 없고 국민의 용서도 받을 수 없다"(박 전 대표)고 말했다. 지극히 당연한 경선의 기본원칙을 큰 결단처럼 말하고 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들로부터 출사표를 듣는 자리에서 고작 경선 승복 다짐이 이슈로 두드러진 것이다.
이제 각자 출마가 묶였어도 여전히 두 사람을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는 방증이다. 사소한 경선 방식마저 사생결단으로 대립했던 두 사람은 한때 당을 위기로까지 몰아넣었었다. 아직도 초청 자리에서 서로 시선을 돌릴 정도라고 한다. 오는 8월 19일 경선 투표까지 경쟁이 불붙으면 어떤 격한 상황으로 발전할지 알 수 없다. 서로 입장이 판이한 검증 문제는 언제든지 두 사람을 추악한 난타전으로 끌고 갈 인화성을 안고 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예선에서 상대만 꺾으면 본선 승리는 따놓은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두 사람은 예선에서 보이는 모습이 본선 경쟁력과 밀접하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국민은 경선부터 두 사람을 유심히 관찰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70일 간 경쟁은 지도자다운 소양과 비전으로 유권자의 믿음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초등학생보다 못한 배반과 반칙의 경선 역사를 답습해서는 지금의 높은 국민 지지가 언제든 물거품처럼 빠져나갈 것이다.
두 사람 여론조사 지지율 합산이 70%대를 장기 지속하는 현상은 그만큼 거는 기대가 많다는 뜻이다. 거기에는 두 사람이 아름다운 경선의 본보기를 보이라는 기대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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