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삼(山養蔘)은 말 그대로 산에서 기른 산삼이라는 뜻입니다. 장뇌삼, 산양산삼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지금 가꾸고 있는 산양삼은 10년생 이상만 20만 포기나 됩니다. 가격은요? 산지가로 대충 쳐도 수십억 원은 족히 되지요."
안동-청송 간 국도를 통해 청송으로 가다 보면 길안면을 지나자마자 국도 양쪽 임야 20만 평을 산양삼 단지로 가꿔 놓은 천지영농조합을 찾을 수 있다.
높고 낮은 10여 군데 산골짜기마다 산양삼 가공공장과 집하장, 선별·포장공장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다. 곳곳에 개설된 임도와 함께 20여 년 동안 잘 자란 느티나무와 자작나무, 쥐똥나무, 벚나무, 떡갈나무 등 10여만 주 활엽수들로 머지않아 산양삼 재배단지뿐만 아니라 휴양림으로서 가치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또 1만여 주의 유실수도 나름대로 수형을 자랑하며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천지영농 산양삼단지는 지난 1990년 이재호(60) 대표가 그냥 버려져 있던 이 임야를 구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산의 방향이 동북향이고 떡갈나무가 많아 반 그늘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데다 점토질로 셀레늄과 게르마늄을 적당히 함유한 토질이어서 산삼이 잘 자라는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판단한 것.
이 씨는 20만 평의 임야 한가운데로 지나가는 국도를 중심으로 임도를 골짜기마다로 연결해 접근성을 높였다. 여기에다 매년 산양삼 씨앗을 뿌려 산 전체를 산양삼 단지로 만들었다.
가공공장에선 팩과 파우치, 농축액, 고 등의 형태로 산양삼을 가공한다. 일본, 미국 등지로 나간다.
"8∼10년생 산양삼 20여 뿌리에 생지황, 복령, 벌꿀, 로열젤리, 송화가루 등을 넣고 경옥고 제조방식대로 일주일간 고아 만든 '산양삼 고'는 외국에서 더 인기지요. 미국에서 1천100g짜리 1항아리당 3천 달러에 팔려 나갑니다."
이 씨는 또 100% 산양삼과 국산 오갈피 추출액인 '산삼동자 오갈피'와 더덕 추출액 '깊은산 더덕즙', 산국화를 달여 만든 '산국화'를 천지영농 주력 상품 삼총사라고 소개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서울시청과 현대건설에서 일하면서 토목기사와 조경기사, 측지기사, 공인중개사 등 다양한 국가자격증을 갖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지자다. 농사일에 뛰어든 뒤에도 공부를 계속해 벤처 농업인, 신지식인으로 선정됐고 대한민국 농업과학기술상·세계농업기술상을 수상,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투자자금 회수기간이 긴 산림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관건. 이 씨는 이를 위해 천지영농 산양삼 재배단지 맨꼭대기 고갯마루 국도변에다 휴게소와 주유소를 차려놓고 산양삼 가공상품 직판장도 운영하고 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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