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고사성어는 옛날 중국 진나라 때 차윤이라는 선비가 여름에 수십 마리의 반딧불이를 주머니에 담아 그 빛으로 책을 읽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반딧불이'의 빛만으로 실제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반딧불이 한 마리는 3룩스의 빛을 발한다고 한다. 신문이나 책을 읽기 위해서는 최소 200마리 정도가 있어야 '형설지공'이 가능한 셈이다.
지금 전북 무주에 가면 '형설지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제11회 '반딧불축제'가 지난 9일부터 오는 17일(일요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반딧불이 탐사체험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반딧불이 서식지를 찾아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밤하늘에서 빛을 발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반딧불이는 천연기념물 제322호이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이만한 축제가 없다. 무주 외에 경북 영양에서도 '반딧불이 축제'를 열지만 오는 8월 말로 잡혀 있다. 이번 무주 반딧불축제는 반딧불이 탐사를 비롯해 형설지공체험, 남대천 송어잡기, 전통산업체험 등 환경과 전통, 문화와 체험학습이 조화를 이루는 90여 개의 아기자기한 프로그램들로 짜여져 있다.
축제와 더불어 무주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곤충박물관인 '반디랜드'다. 반디랜드는 반딧불이를 비롯한 2천여 종 1만 3천500마리의 세계적인 희귀곤충 표본과 살아있는 곤충들을 만나볼 수 있는 생태학습체험장이다. 고생대부터 신생대까지의 동식물 화석과 세계에서 하나뿐인 네발변이 하늘소, 발톱변이 풍뎅이, 암수자웅동체 사슴벌레 등 희귀 곤충도 만날 수 있다. '반딧불이 자연학교'에서는 반딧불이의 일생에 대한 시청각 교육과 현장학습이 진행된다.
또한 지름 14.1m짜리 반구 스크린이 설치된 돔영상실에서는 영사기 6대에서 쏘는 입체 화면을 통해 은하의 탄생과 별자리, 반딧불이 우주여행 등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무주반디랜드 관람료는 어른 3천 원, 청소년(중·고) 2천 원, 어린이(5세 이상) 1천 원. 단체는 20% 할인된다. 돔영상실 입장료(500~2천 원)는 따로 받는다.
글·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무주 반딧불이는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것은 짝짓기를 위한 몸짓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반딧불이는 빛을 발하기 시작한 후 보름밖에 살지 못한다.
무주에서 볼 수 있는 반딧불이는 애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무주반딧불이 등 3종이다. 전세계에는 2천여 종의 반딧불이가 있다. 무주 반딧불이는 처음 축제를 시작할 때는 늦반딧불이가 많아서 축제도 8월에 했다. 그러나 3, 4년 전부터는 애반딧불이가 많아져 축제를 6월로 앞당겼다.
무주반딧불이의 유충은 달팽이류와 고동류를 먹으면서 풀숲과 하천, 계곡 주변의 육상에서 생활하다가 4, 5월경 땅속에 고치방을 만들어 번데기가 된다. 20일 후인 5월 하순경 성충이 되어 15일간 활동한다. 발광 횟수는 분당 60~80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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