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사람답게 살기를 원한 퇴계의 시에 안동 도산면 가송리 참살이마을에 대한 시구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역사적으로도 참살이마을은 삶에 지친 나그네의 주막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참살이마을 한쪽, 낙동강 강변에는 하늘의 기운이 산을 뚫고 강물을 흐르게 했다는 고산협곡이 있고 거기엔 고산정이 자리하고 있다. 스스로를 유배시키는 자연 속의 고독함에서 묻어나는 절절한 아름다움, 이곳이 마을 절경 1호다.
마을 어귀 청량산 자락 끝, 수백 년 된 거목의 그늘 아래에는 작은 서낭당이 서 있다. 마을 사람들은 공민왕의 공주당이라고 한다. 시대를 관통하는 애처가로서, 부하에게 죽임을 당하는 비운의 왕이었기 때문일까, 안동을 찾았다는 문화적 감동 때문일까? 마을 사람들은 아직도 단오와 정월 대보름에 공민왕과 노국 공주를 잊지 못하고 마을의 안녕을 빌며 제사를 올린다. 소박하지만 장엄하게, 즐겁지만 정성스럽게….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한 차례씩 고려말 전설 속의 그때를 회상하며 한판 축제를 벌인다.
빠르게 흐르는 낙동강은 마을 끝에서 벽력암에 부딪히면서 아파 소리를 지르고, 그 소리에 놀라 산산이 부서져 버린 모래가 길게 밭을 이룬다. 강변 백사장 위 나지막한 언덕에는 조선 최고의 풍류 시인 농암 이현보의 종택이 산과 하나 되어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전통 한옥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이곳을 찾으라.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깨끗한 물과 아름다운 산이 어우러진 곳에 인정이 더하여진 참살이마을! 우리가 농촌에 가고자 하는 것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람 사는 맛이 그리워서이다. 강과 산과, 흙과 나무에서 느껴지는 본래의 사람(참살이)을 찾고 싶어서이다.
권두현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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