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주시청에서 열린 경주시와 방폐장 건설기관 간담회를 지켜본 경주시의 한 관계자는"한수원이 과연 경주에 대한 조그마한 애정이라도 품고 있는지 늘 의문스럽다."고 내뱉었다.
그는 특히 이날 간담회에 김종신 한수원 사장의 불참을 매우 불쾌해했다. "방폐장 유치 이후 경주시와 현안을 논의하는 첫 자리인데다 시에서 시장이 부시장과 국장들을 대동해 참석한다면 한수원의 수장도 나와 시민들의 정서와 뜻을 헤아릴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전무급 인사와 시공사 관계자들만 달랑 보내 놓고…."
한수원은 과연 경주를 어느 정도 파트너로 여기고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 것은 한수원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한수원은 머잖아 경주로 본사를 옮길 것이고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방폐장도 경주에 만들고 있다. 또 월성에서 4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으며 신월성원전 2기는 건설 중이다.
한수원과 경주, 이쯤 되면 서로가 실과 바늘 관계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그러나 한수원은 지금까지 진정 경주시민들을 감동시킨 일이 몇 번 있었는지 묻고 싶다. 무슨 일 터지면 간부들이 우르르 서울서 내려왔다가 수습되면 서둘러 올라가버리는 그들 머릿속에 과연 경주가 있을까. 물론 '우리도 지역협력사업은 할 만큼 하고 있다.'며 반박할 수도 있지만 그런 건 한수원 규모보다 작은 기업들도 다 하고 있다.
경주는 해안의 3분의 1을 한수원에 내줬고, 남들이 다 싫어하는 원전과 고준위 방폐물까지 품고 있지 않는가. 경주시민들이 한수원으로부터 받고 싶은 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이다.
백상승 시장이 이날 "시민의 힘으로 방폐장을 유치한 만큼 건설사업은 반드시 지역민과 함께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도 그런 맥락일 거다. 이날 간담회 내용이 바쁜 일정 때문에 경주에 내려오지 않은 채 서울에 머물렀던 한수원 사장에게 제대로 보고됐는지 궁금해진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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